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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74 |
조선신보는 최근 기사에서 “위대한 조국을 길이 받들어갈 전인민적 사상감정의 분출”이라며 북한 전역에서 ‘조국’을 찬양하는 노래들이 울려 퍼지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그러나 이 화려한 음악적 수사는 주민들의 피폐한 생활을 가리기 위한 또 하나의 선전 도구일 뿐이다.
북한 당국은 ‘조국찬가’, ‘사랑하노라’, ‘강대한 어머니 내 조국’ 등 수많은 신작가요들을 나열하며 인민의 “혁명 열기”를 강조한다. 그러나 이는 전기 부족, 식량난, 경제 파탄 등 실질적 고통을 해소하지 못하는 체제의 허약함을 가리기 위한 상징적 포장이다.
출근길 노동자들이 선전차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따라 부른다거나 농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부른다는 묘사는 주민들의 진정한 삶과는 괴리된 정치적 연출에 불과하다.
기사는 아이에서 노인, 노동자에서 지식인에 이르기까지 “온 나라가 조국의 노래를 열창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는 자발적 애국심의 발현이라기보다 체제 유지 차원의 강요된 충성이다.
실제로 북한에서 “조국”을 노래하지 않는 것은 곧 체제에 대한 불충으로 간주되어 처벌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가요제를 참여하고, 방송 선전 노래를 따라 부르는 척해야 하는 것이다.
북한 선전은 가사 한 구절을 인용해 농민과 광부들이 체제의 ‘위대한 어머니 품’을 느낀다고 주장하지만, 농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선율이 아니라 안정된 비료 공급과 자유로운 시장 활동이다.
광부들에게 필요한 것은 혁명가요가 아니라 안전 장비와 정당한 임금이다. 정권은 ‘노래’라는 상징을 통해 현실 문제를 은폐하지만, 굶주림과 불평등은 결코 선율로 덮어질 수 없다.
세계의 문학과 음악은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지만, 북한의 ‘조국 찬가’는 오직 권력 찬양의 도구일 뿐이다. 다른 주제의 창작은 허용되지 않고, “조국”과 “수령”을 찬미하지 않는 작품은 탄압의 대상이 된다.
이는 예술이 아니라 정치적 선전이며, ‘전인민적 합창’이라는 이름 아래 창작의 자유와 개인의 감정은 소멸한다.
북한이 끊임없이 ‘조국’을 노래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체제가 불안하다는 증거다. 주민들이 체제를 진정으로 신뢰한다면 이토록 반복적이고 강압적인 합창은 필요 없을 것이다.
노래로 포장된 선전의 화려한 수사 뒤에는 굶주림과 억압, 불평등이 자리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주민들에게 들려주어야 할 것은 ‘새로운 노래’가 아니라, 삶을 개선할 실제 정책과 자유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