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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69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당은 나의 어머니”라는 미화 선전 기사를 통해 탄광 노동자의 개인적 회고담을 포장하며 조선노동당의 ‘은혜’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 기사 속 감동적인 ‘재생의 서사’는 철저히 가공된 이야기로, 실제 북한 주민들이 직면한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기사는 과거 잘못을 저질렀다는 한 탄부가 당 조직의 배려로 청년돌격대 대장이 되고, 대학 교육을 받고, 당 대회 대표로까지 나아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체제에 충성하는 모범 사례를 부각시키기 위한 전형적인 선전 기법이다.
“잘못된 과거”조차도 ‘어머니 당’의 품속에서 새 삶을 얻는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모든 개인의 운명이 지도자의 은총에 의해 좌우된다는 종속적 세계관을 주입한다.
김진청년돌격대의 사례가 반복적으로 언급되며 ‘헌신과 보상’의 성공담으로 포장되지만, 현실의 청년돌격대는 강제동원과 다름없는 조직이다. 청년들은 위험한 탄광과 건설 현장에 내몰리며, 극심한 노동 강도와 열악한 안전 환경에 시달린다.
교육이나 사회적 지위 상승의 기회는 선전 속 일부 인물에게만 허용될 뿐, 대다수 청년들은 건강을 해치고 인생을 소모한다.
기사 곳곳에는 김정은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청년들을 대학에 보내주고, 사진 촬영의 영광을 주고, 작은 선행까지 칭찬해주는 ‘자애로운 아버지’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는 주민들의 권리를 제도적·사회적으로 보장하는 대신, 모든 혜택을 ‘지도자의 시혜’로만 설명함으로써 체제의 무능과 불평등을 은폐하는 방식이다.
실제 탄부들의 삶은 기사와 달리 참혹하다. 낙후된 안전 설비, 만성적인 식량·연료 부족, 생산 할당량 압박 속에서 노동자들은 생명을 담보로 석탄을 캐고 있다.
교육 기회나 사회적 보상은커녕, 부상과 질병으로 생계를 잃어도 국가의 책임 있는 보상은 거의 없다. “어머니 당”이라는 표현은 오히려 아이러니로, 주민들이 당에 의존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노동신문의 “어머니 당” 담론은 주민들에게 모성적 사랑을 강조하며, 지도자와 당에 대한 절대 충성을 강요하는 선전 도구다. 그러나 현실 속 ‘어머니’는 자녀를 보호하기는커녕, 끊임없이 동원하고 희생을 요구하는 가혹한 존재에 불과하다.
북한 주민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당의 허구적 은혜가 아니라, 안전한 노동 환경과 자유롭게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권리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