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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캄차카반도서 규모 8.8 지진 발생 |
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초대형 강진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이번 지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될 전망이며, 20세기 이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여섯 번째로 강력한 지진에 해당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이 “후쿠시마 원전 참사를 유발한 동일본 대지진(규모 9.1)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규모 8.8이라는 수치가 유지된다면, 1900년 이후 역대 강진 순위에서 여섯 번째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지진 규모는 단위가 하나씩 증가할수록 에너지 방출량은 약 31.6배 커진다. 이는 이번 캄차카 지진이 규모 7.8의 지진보다 약 1,000배 이상의 에너지를 발생시켰다는 의미다.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지진이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 사회와 문명을 뒤흔드는 재앙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과거에도 유사한 강진은 막대한 인명 피해와 사회 붕괴를 초래해왔다. 1960년 칠레 발디비아에서 발생한 규모 9.5의 지진은 1,655명의 생명을 앗아갔고, 2004년 수마트라 지진은 28만 명에 이르는 희생자를 남겼다.
동일본 대지진 역시 15m 높이의 쓰나미와 함께 1만5천 명의 사망자를 초래하며 일본 전역에 상흔을 남겼다.
이번 캄차카 지진은 1952년 동일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지진과도 유사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에도 약 2,300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 환태평양 '불의 고리', 다시 불안의 진원지 되다
지구상의 초강력 지진 대부분은 이른바 ‘불의 고리(Ring of Fire)’라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발생해왔다. 뉴질랜드에서 시작해 인도네시아, 일본, 러시아 캄차카, 알래스카, 그리고 북미와 남미 서해안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말굽형 지진대는 전 세계 지진과 화산의 90%가량이 집중된 지질학적 격동 지대다.
판 구조론에 따르면, 이 지대는 가장 큰 판인 태평양판과 여러 대륙판이 만나는 경계선에 해당하며, 극심한 판의 충돌과 이동으로 인해 지진과 화산활동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번 캄차카 지진 역시 그러한 지질학적 맥락 속에 발생했다.
■ 경제 피해도 막대할 전망…국제 공조 필요성 커져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지진으로 수십조 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캄차카 지역의 인프라, 해안 산업시설, 항만 및 군사 기지가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크며, 이후 쓰나미 발생 여부와 2차 피해도 예의주시되고 있다.
USGS는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은 국제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며, 앞으로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재난 규모가 계속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진학자들과 기상 전문가는 불의 고리 국가 간 기술 공유와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일본, 미국, 인도네시아 등 지진 다발국은 이미 관측 장비와 경보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러시아 역시 이번 지진을 계기로 국제 지진 연구 협력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은 캄차카 지진에 대한 긴급 보고서를 각국에 발송했으며, 재난 대응 및 복구 지원을 위한 국제 공조 체계 가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