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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31 |
2025년 7월 25일 자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평양의 이름난 단고기집들이 실력경쟁”을 벌였다고 전하며, 화성지구의 ‘화성각’에서 진행된 평양시 단고기 요리 경연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 기사 속 화려한 요리 경연장의 모습 뒤에는 북한 정권의 구조적 모순과 참혹한 민생 현실을 철저히 은폐하려는 선전술이 숨겨져 있다.
■ ‘고기 없는 인민’을 향한 풍자 같은 잔치
보도에 따르면 평양시의 60여 개 요리 단위가 참여한 이번 경연은 전국 단고기 요리 경연에 참가할 우수 요리사를 선발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한다.
이른바 "민족의 전통요리를 인민의 구미에 맞게 발전시키는 것"이 목적이라지만, 과연 누가 이 경연에 나온 음식을 먹을 수 있는가?
북한의 절대다수 주민들은 단백질 공급의 기본인 고기조차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유엔과 국제구호기구들이 수차례 경고한 바와 같이, 북한 주민의 식량 사정은 여전히 심각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옥수수죽과 나물, 풀뿌리로 연명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고기 갈비찜’이나 ‘단고기 위쌈’은 평양 특권층이나 당 간부들만의 전유물일 뿐이다.
조선신보는 요리사들이 “예로부터 전해지는 민족의 우수한 요리방법”을 활용했다고 찬양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전통’은 북한 당국이 체제 선전을 위해 조작해낸 ‘문화상품’일 뿐, 민중의 삶과는 괴리되어 있다.
북한에서 음식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권력과 충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권력자에게 바치는 성찬은 정치적 충성의 표시이며, 요리사는 그 도구로 동원된다.
따라서 이번 경연 역시 인민의 식생활 향상을 위한 실용적인 목적이 아니라, 충성경쟁과 내부 선전용 ‘실력경쟁’에 지나지 않는다.
■ ‘민족 전통’의 왜곡과 동물학적 윤리의 결여
또한 국제사회에서는 개고기 소비에 대한 윤리적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동물 보호와 공공위생의 관점에서 단고기 문화는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북한은 이를 '민족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고착시키려 하고 있지만, 그 실상은 민생을 외면하고 체제만을 미화하는 시대착오적 문화 선전이다.
■ 단고기 경연은 ‘진짜 굶주린 자’의 분노를 자극한다
이번 경연은 단순한 요리 대회가 아니다. 그것은 기아에 시달리는 주민을 조롱하고, 배급을 받아 연명하는 민중의 현실을 외면하는 ‘기만의 무대’다.
단고기 국밥 냄새를 풍기며 권력층의 위선을 가리는 그들의 ‘잔치 정치’는 언젠가 인민의 분노를 불러올 것이다.
평양의 단고기집들이 실력을 겨룰 때, 황해도의 어느 농민은 굶주림 속에서 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점을 국제사회는 잊지 말아야 한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