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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29 |
일본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7월 23일 자 기사에서 평양시제2종합병원 조일준 과장이 순환기 질환 치료에 훈증치료법을 확립했다고 보도했다.
고온의 수증기와 약초 혼합물로 치료하는 훈증요법은 고려의학이라는 이름 아래 신비화되고 있으나, 과학적 근거 부족과 의료 체계의 후진성을 가리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
훈증치료란 사우나실과 유사한 공간에서 전통약재가 담긴 탕약을 몸에 끼얹고 흡입하는 방식으로, 전통의학 문헌에 기반한 치료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국제의학계에서 표준치료로 인정받은 바 없으며, 특히 심혈관계 질환 치료에 사용될 경우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행위다.
북한은 고질적인 약품 부족과 의료 장비 낙후로 인해 제대로 된 현대의학적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을 가리기 위해 고려의학이나 ‘선조들의 지혜’를 전면에 내세우며 자력갱생식 성과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조 과장이 훈증치료에 ‘자동온도수감장치’와 ‘초음파발생장치’까지 갖춘 치료실을 구축했다는 언급도 있지만, 이런 기술적 장비가 실제로 국제표준에 부합하는지는 검증된 바 없다. 북한 당국이 의료기술에 대한 외부 검증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다.
무엇보다 이번 보도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치료 결과에 대한 객관적 자료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많은 난치병 환자들이 완쾌되었다”는 식의 표현은 과학적 근거도, 임상 통계도 없이 개인 의사의 증언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선전방식이다. 이는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실험이며, 실패에 대한 책임도 모호하게 만든다.
북한 당국은 이러한 자의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전통요법을 내세우는 대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필수약품 공급과 기본 의료 인프라 개선에 나서야 한다.
진정으로 인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과학과 증거에 기반한 치료법으로 전환하고, 외부의 의학적 도움을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선신보가 선전하는 훈증치료법은 북한 당국의 의료체계 부실을 전통의학이라는 미명 아래 감추려는 자화자찬성 보도에 지나지 않는다. 인민의 생명을 과학적 검증 없이 실험 대상으로 삼는 이와 같은 접근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