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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제공 |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호주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의 공식 일정에 동행한 호주 방송공사(ABC) 소속 스티븐 지에지(Stephen Dziedzic) 기자가 거리 취재 도중 중국 보안요원들로부터 신체의 자유를 제지당하고 촬영이 차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 당국의 외신에 대한 일상적인 통제가 여전히 강력히 유지되고 있으며,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
사건은 7월 14일 베이징 둥청구의 ‘구러우’ 거리에서 발생했다. 스티븐 기자는 중국의 전통적인 거리 풍경과 일상을 카메라에 담던 중, 제복을 입은 보안요원 여러 명에게 둘러싸여 “이곳은 촬영이 금지된 장소”라며 강제로 촬영 중단을 요구받았다. 해당 장면은 영상으로도 기록되었으며, 보안 인력이 기자를 완전히 포위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스티븐 기자는 "정식 비자와 촬영 허가를 받은 상태였음에도 현장 요원들에게는 아무런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다"며, “그들은 나를 법적 근거 없이 제한했고, 결국 주중 호주 대사관의 외교적 개입으로 가까스로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이징에는 항상 정치적 긴장이 도사리고 있고, 외국인이 관련될 경우 더욱 강하게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이날 벌어진 외신 통제 사례는 거리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같은 날 인민대회당에서는 앨버니지 총리와 중국 공산당 고위 인사의 공식 회담이 진행되었고, 호주 및 외신 기자단은 회담 개막 연설을 취재하던 중 갑작스러운 방해를 받았다.
한 중국 보안요원이 카메라 앞을 막아서며 촬영을 중단시키고, 기자들에게 현장에서 철수하라고 강요했다. 일부 기자들은 연설 도중 현장에서 사실상 ‘강제 퇴거’되었다.
이번 연속 사건은 중국 공산당이 외신에 대해 취하고 있는 태도가 단순한 '관리'를 넘어 '예방'과 '억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법률상 외국 기자의 공공장소 촬영을 전면 금지하고 있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와 같은 ‘즉흥적 간섭’과 ‘임의적 제지’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제 언론인협회(IFJ)는 “중국의 외신 환경은 점점 폐쇄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이는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조짐”이라며 “각국 정부는 중국 내 자국 언론인의 안전과 언론자유 보장을 위한 외교적 수단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호주-중국 간 고위급 회담의 외교적 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양국 간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커지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