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및 유럽 동맹국들을 대상으로 우크라이나산 드론 판매를 핵심으로 한 대규모 안보 협력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 간 드론 기술 교류를 골자로 한 ‘메가딜’을 논의 중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3년간의 전쟁을 통해 드론 기술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며, 그 실전을 통해 검증된 기술을 미국과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자국산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는 고성능 드론을 미국에 수출하는 상호보완적 거래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드론이 “국경에서 최대 1,300km 떨어진 목표를 정밀 타격할 수 있으며, 러시아의 방공망을 뚫고 전략 폭격기까지 격추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러시아 공군기지를 기습해 ‘거미줄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전략폭격기 41대를 무력화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이에 비해 미국의 드론 전력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기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안보 전략의 판도를 뒤흔드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파트너들과도 같은 협력에 열려 있다”며 “덴마크, 노르웨이, 독일과도 드론 기술 교류에 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가 안보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도약하려는 야심을 내비친 셈이다.
이번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우크라이나는 전후 재건과 안보 산업 발전의 양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미국 역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도 실전 검증된 동맹국의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윈윈’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거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여부, 미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무기 수출 절차 등 정치적 변수에 따라 진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향후 미국 대선 정국과 유럽 안보 전략의 향방이 이번 ‘메가딜’의 실현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