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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23 |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불멸의 업적에 관한 토론회”가 여러 국가에서 열렸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해당 보도는 냉정히 들여다보면, 실제 대중적인 평가나 국제적 권위와는 거리가 먼 극히 제한된 정치 세력과 친북 단체들의 선언적 발언에 불과하며, 김일성 개인숭배를 국제화하려는 북한의 오랜 외교 선전전의 연장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
우선, 토론회에 참가한 인사들이 속한 단체의 면면부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캄보디아 푼씬펙당, 새유고슬라비아공산당, 벨라루스의 ‘조선과의 련대성 그루빠’, 프랑스·오스트리아·브라질의 주체사상 연구소 등은 대부분 북한과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를 맺고 있거나 이미 친북적 성향이 강한 인사들로 구성된 주변적 조직들이다.
이들의 주장은 자주적인 국민 여론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체제 선전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데 불과하다.
김일성을 “20세기의 탁월한 국가지도자”, “백전백승의 강철의 령장”이라고 칭송한 언사 역시, 그가 집권 당시 수십만 명의 숙청과 인권 탄압, 그리고 동족상잔의 전쟁을 야기한 장본인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극단적인 왜곡이다.
특히 ‘세계전쟁사에 류례없는 전승신화’ 운운하는 표현은 6·25 전쟁의 참화를 정치적 승리로 치장하려는 전형적인 북한식 선전술에 불과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토론회가 북한 내부의 현실과는 극명하게 괴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김일성의 업적을 찬양하는 목소리 뒤에는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 억압, 외부 정보에 대한 철저한 차단이라는 고통스러운 현실이 가려져 있다.
김일성 가문의 3대 세습 독재는 세계 민주주의의 흐름에 역행하는 대표적인 반(反)시대적 체제이며, 이를 미화하는 국제 행사가 과연 어느 선진국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받아들여질 수 있겠는가?
북한은 오랫동안 자신들의 우상화 작업을 국제적 지지로 포장하기 위해 '주체사상 연구단체'와 같은 외곽조직을 통해 정치 선전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런 활동은 실질적인 국제사회의 인정이나 공감과는 동떨어져 있다. 진정한 국제 협력과 평화는 우상화가 아닌, 투명한 역사 인식과 인권 개선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이번 ‘토론회’라는 이름의 선전행사는, 북한 체제의 폐쇄성과 전체주의를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세계는 이제 더 이상 이런 허울뿐인 찬양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미화가 아니라, 현재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직시하고 그것을 변화시키는 국제사회의 현실적인 대응이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