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22 |
일본의 조선신보는 남포시 와우도유원지가 ‘인민의 문화정서생활기지’로 새롭게 단장되었다고 보도했다. 물놀이장과 해수욕장, 봉사시설, 도로를 ‘일신’했으며, 각종 운동시설과 휴게시설도 갖추었다는 선전 일색의 기사다.
그러나 과연 이 개건 사업이 북한 주민들의 실제 삶의 질 향상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먼저, 와우도유원지의 개건은 근본적인 생활 개선보다는 외형적 치장에 불과하다. 해수욕장 모래를 다시 깔고, 타일을 붙이고, 도로를 포장했다는 식의 “건설성과”는 실질적 민생 문제와는 동떨어져 있다.
전력난, 식량 부족, 의약품 품귀와 같은 북한 주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한낱 유원지 조성에 자원을 쏟아붓는 모습은 본말이 전도된 정책 기조를 보여준다.
또한, 기사에서 반복되는 “인민”, “문화정서생활”, “사회주의문명” 등의 표현은 와우도 개건 사업의 진짜 목적이 인민복지보다 체제 선전에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김정은 정권은 소수의 ‘전쟁로병’, ‘로력혁신자’, ‘교원’ 등을 초대하여 시범적인 ‘행복’ 장면을 연출하고, 이를 내부 선전과 대외 홍보의 재료로 삼는다. 그러나 일반 주민들이 자유롭게 방문하거나 실제로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인지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게다가, 이번 개건 작업에 동원된 인력도 대부분이 조직된 당국 주도의 '충성 건설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발성이 아닌 동원과 지시에 의한 노동은 주민에게 피로감과 정치적 부담만을 가중시킬 뿐이다. 일군들과 건설자들이 “립체적으로” 추진했다는 문구는 강제적이고 과도한 노동강도를 포장하는 선전적 표현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와우도유원지는 북한 체제가 주민을 위해 ‘해주는 척’ 하면서 동시에 그들을 정치선전의 소품으로 이용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사회주의문화정서생활의 향기’를 들먹이기 전에, 주민들이 겪는 식량난과 의료 접근의 현실을 직시하고, 관광명소 개건이 아닌 생존 환경 개선에 자원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와우도에 깔린 새 모래가 북한 주민의 배고픔을 해결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