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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21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 평양시 중구역에 위치한 경상유치원을 “재능 있는 음악신동들을 많이 배출한 조기예능교육기지”로 소개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랑 어린 지도’를 강조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신동 양성’의 화려함 뒤에는 정치적 충성심 강요와 예술교육의 수단화라는 북한 교육 현실의 어두운 민낯이 가려져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2012년 유치원을 시찰하며 유희기구, 놀이실, 식당 등을 둘러보고 "정말 잘 꾸렸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능계발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학령 전 조기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고 찬양 일색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탈북민 출신 교육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같은 유치원 교육은 예술 자체보다 체제 선전과 충성심 고양을 위한 ‘재능 선별’과 ‘기회 통제’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김정은 개인 숭배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예능엘리트' 양성은 다수 아이들의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한하며, 오히려 조기 예술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이 강조한 “국제무대에서의 성과”는 북한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특정 유아들을 선발하고 집중 훈련시키는 ‘쇼케이스’ 전략의 일환으로, 평범한 북한 유아들은 열악한 교육 환경 속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2024년 러시아 하바롭스크시에서 열린 국제 어린이 예술축전에 북한 유치원생들이 참가했다는 사실은, 정권의 ‘외화벌이 및 체제 선전’ 기조와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자유회의 최이상 기획위원은 “북한에서의 조기예능교육은 재능 계발보다 정권 우상화를 위한 조기 선동교육에 가깝다”며 “경상유치원이 '본보기 유치원'으로 불리는 이유 역시 교육의 질보다는 정치적 충성심 양성에 충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은 유치원 단계부터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체제를 미화하는 교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노래와 율동, 피아노 교육 등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수령에 대한 사랑'을 각인시키는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는 ‘예능교육 천국’처럼 선전되는 경상유치원. 하지만 그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웃음 뒤에 감춰진 정치적 짐은 결코 가볍지 않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