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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제공 |
중국 본토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공개 비판이 잇따라 이어지는 가운데, 또 한 명의 청년이 당국의 추적 끝에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실시간 인터넷 방송 중 시진핑을 “독재자”로 지칭했고, 이후 “타협하지 않고 자살하지 않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취를 감췄다. 중국 내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사실상 ‘금기어’로 전락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저는 중국에 있습니다. 실명으로 시진핑을 반대합니다"
사건의 주인공은 허베이성 출신의 청년 장치위안(张启元). 그는 지난 7월 10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셀카 영상을 공개하며 “24시간 안에 응답하지 않으면, 나는 국가안전부나 인터넷정보판공실, 또는 파출소에 끌려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다음 날부터 연락이 두절됐다.
장 씨는 자신의 집 근처를 배경으로 “저는 중국에 있으며, 실명으로 시진핑을 반대합니다”라고 단호히 말하며, 해외 대만 반공 인플루언서 바징(巴頡)에게 이 영상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바징은 이를 받아들여 7월 12일 영상 전체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영상에서 장 씨는 검은 마스크를 쓴 채 인터뷰 형식으로 질문을 받고 있었다. “시진핑을 독재자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것은 제 생각입니다. 여러분이 나중에 TV에서 제가 유죄를 인정하는 영상을 본다면, 그것은 거짓이며 조작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사법당국의 강압적 ‘자백 방송’을 미리 경계한 것이다.
“자살하지 않겠다, 타협하지 않겠다”는 유언
장 씨는 영상에서 "자살도 하지 않을 것이며, 타협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의지가 꺾이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후 그의 행방은 묘연하며, 어떤 공안기관도 그의 신병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현재 그를 ‘강제 실종’ 처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중국 본토 내에서 시진핑 정권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는 최근 몇 년 새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2022년 베이징 제20차 당대회 직전 ‘사통교 시위’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펑리파(彭立发)는 육교에 대형 현수막을 걸고 확성기로 시진핑 퇴진과 선거제 개혁을 외쳤으나 현장에서 체포돼 현재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24년 7월 허난에서는 청년 예융(叶勇)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걸었으며, 같은 해 쓰촨성 청두시의 한 육교에도 ‘민주주의가 방향이다’라는 정치 슬로건이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그러나 관련 시위자들은 모두 행방불명 상태다.
“중국 공산당의 역행에 맞선 민간 저항은 계속될 것”
중국 공산당은 정치적 반대 의사를 표현한 시민들을 ‘국가전복선동’ 혹은 ‘질서 교란’으로 몰아 장기간 구금하거나, 심지어 가족조차 그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장치위안의 사례는 그러한 중국식 감시체제의 전형적인 양상을 보여준다.
해외 반공 인플루언서 바징은 성명을 통해 “장치위안의 용기 있는 외침을 중국인 모두가 기억해야 하며, 그가 무사히 돌아오도록 국제사회가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장치위안은 생방송을 통해 “나는 중국에 있고, 실명으로 시진핑에 반대한다”는 말로 표현의 자유를 갈망하는 중국 내 청년 세대의 절박함을 대변했다. 그가 선택한 방식은 위험했지만, 그만큼 절박하고 외로웠다.
중국 공산당 체제에 맞서는 ‘진실의 외침’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장 씨의 실종은 하나의 점이 아니라, 연결된 흐름이며, 중국 내부의 분노와 좌절이 더 이상 억눌러지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그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모든 이들이 지금,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