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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중국 공산당이 인권 변호사와 시민운동가들을 무더기로 검거한 이른바 ‘709 대검거’ 사건이 발생한 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2015년 7월 9일, 중국 전역에서 동시에 벌어진 이 대대적인 체포 작전은 이후 중국 내 법치와 인권에 중대한 상처를 남긴 역사적 사건으로 기억된다.
709사건의 핵심 피해자 중 한 명이자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인권 변호사 주세펑(周世鋒)은 최근 인터뷰에서 “709는 단순한 정치적 탄압이 아니다.
그것은 중국과 세계 시민 모두가 공유해야 할 정의, 선량함, 그리고 용기에 대한 전면적인 파괴 시도였다”고 말했다.
주세펑은 당시 체포 작전을 “쑨리쥔 정치 조직이 기획하고 주도한 정치 재난”이라고 규정했다. 쑨리쥔은 중국 공안부 부부장을 지낸 인물로, 이후 부패 혐의로 낙마했지만, 그의 권력 하에 인권 변호사들에 대한 집중적인 탄압이 자행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5년 당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300명 이상의 인권 변호사, 법률보조인, 시민운동가들이 소환 및 구금되었으며, 이 중 20명 이상이 ‘국가정권 전복 선동죄’ 등으로 정식 기소되었다. 이들 중 다수는 장기간 구금, 고문, 강제 자백 등의 인권 침해를 겪었다.
주세펑은 이번 10주년을 맞아 “709는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중국 법치가 나락으로 추락한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이후로도 인권 변호사에 대한 감시는 지속되고 있으며, 수많은 이들이 여전히 구금 중이거나, 출국이 금지되어 있다. 709는 끝난 것이 아니라,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중국 내 법률 시스템이 정권의 통제 도구로 전락했음을 지적하며, “사법은 독립된 가치가 아니라 권력의 명령을 집행하는 기관이 되었고, 변호사들은 그 체제 안에서 생존을 위한 침묵을 강요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709를 겪은 많은 변호사들은 이후 직업을 잃거나 가족까지 위협받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주세펑은 “그들이 겪은 고통은 단지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시대 전체의 시험”이라고 말한다.
그는 “정의와 용기를 실천한 사람은 사회의 박해를 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마땅히 존경받아야 할 존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역사적으로 억압받는 시기에도, 어떤 이들은 침묵하지 않고 양심의 목소리를 냈다”며, 709 사건 이후 등장한 젊은 인권 운동가들에 대해 희망을 드러냈다.
“그들은 여전히 이 땅에 정의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 믿음 자체가 이미 하나의 저항이고, 새로운 시작이다.”
709 대검거 10주년은 중국 사회에서 법과 정의, 시민의 권리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되묻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것은 동시에, 정치적 박해 속에서도 ‘정의로운 시민됨’의 가치를 지켜내려는 이들의 끝나지 않은 싸움이기도 하다.
10년 전, 수백 명의 변호사와 시민이 침묵 속으로 사라졌던 그날을 기억하는 것은 단지 과거를 되짚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의 현실을 직시하고, 내일을 위한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는 일이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