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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15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아이들을 나라의 왕으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일성과 김정은의 후대 사랑을 극찬하며, 이를 ‘공화국의 영원한 국책’이라 선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찬양 일색의 보도는 실제 북한 아동들의 삶과 동떨어진 선전 선동의 전형으로, 오히려 체제의 위선을 드러내고 있다.
■ “세상에 부럼없다”는 노래, 그러나 현실은 굶주림과 강제노동
노동신문은 북한 아이들이 ‘세상에 부럼없어라’를 즐겨 부른다고 자찬하지만, 유엔과 국제아동권리기구들이 지적해온 바에 따르면, 북한 아동들은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부는 공장이나 농촌에서 어린 시절부터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있다.
유니세프(UNICEF)는 북한의 5세 미만 아동 가운데 약 18%가 발육부진 상태라고 보고했으며, 이는 “나라의 왕” 대접을 받는다고 보기엔 참담한 수치이다. 교복과 책가방에 대한 언급 역시 보여주기식 배급 선전으로, 실질적 교육 환경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
기사는 김일성이 3년 전쟁 직후 국가적 빈곤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옷을 지어 입혔다고 서술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오늘날 북한 아동들이 겪는 심각한 결핍과 인권 침해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아이들에게 ‘왕’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보다는, 그들의 기본적인 생존권과 교육권, 표현권을 보장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국책일 것이다.
■ “사랑의 지도자” 강조, 그러나 세습정권의 정당화 도구로 전락
기사 전반에 흐르는 ‘어버이 수령’, ‘하늘같은 은정’ 등의 표현은 어린이를 위한 정책이라기보다는 김씨 일가의 세습권력을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보인다.
‘아이들을 위한 궁전’이라는 말은 사실상 북한 내 특권 계층 자녀들을 위한 시설이지, 일반 인민 대중의 자녀들에게는 허울뿐인 공간에 불과하다.
북한 당국은 어린이를 ‘미래의 공산주의 건설자’로 규정하며, 충성심을 조기에 주입하는 정치도구로 삼고 있다. 소년단 가입과 충성맹세, 체제선전 참여는 아이들의 자유로운 인격 형성과 비판적 사고를 억압하는 장치다.
진정으로 아동을 나라의 중심에 둔다면, 체제 선전에 동원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표현의 자유, 교육의 다양성, 건강한 성장 환경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북한 당국이 아이들을 ‘나라의 왕’이라 부르며 내세우는 ‘후대사랑’은 사실상 체제를 유지하고 선전하기 위한 장식물에 불과하다. 선전 속 찬란한 이미지 뒤에는 빈곤과 통제, 억압 속에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숨겨져 있다.
진정한 사회적 책무는 그들에게 “왕”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기본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해 주는 것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