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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선전하는 원산 관광지구 물놀이 모습 - 인터넷 캡쳐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7월 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7월 1일부터 정식 관광 봉사를 시작했다. 보도는 "동해의 국보급 관광명소"라고 치켜세우며 김정은의 '인민사랑'을 찬양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 프로젝트는 체제 선전에 철저히 봉사하는 '거대한 쇼윈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체제 우상화에 종속된 관광 개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해양관광문화를 마음껏 향유하게 하시려" 이 지구를 건설했다고 선전하지만, 실질적인 개발 목적은 명확하다. 김정은의 ‘은정’을 과시하고, 관광 개발이라는 외피를 통해 체제의 ‘문명성’을 부각시키려는 시도일 뿐이다.
관광지의 건물 수와 놀이기구 종류를 장황하게 나열하며 “세계적인 관광공원”이라 부르지만, 세계 관광 시장의 기준이나 접근성, 지속 가능성 면에서는 전혀 평가 대상이 되지 못한다.
북한은 "평양과 함경북도, 자강도 등지에서 수많은 남녀로소가 몰려들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선별된 계층의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북한 주민 대부분은 여전히 식량난과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교통수단조차 제한된 사회에서 전국 각지 근로자들이 해수욕을 즐기러 여행을 떠난다는 주장은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 ‘인민을 위한 개발’이라지만 정작 인민 다수는 그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 '문명'의 가면 뒤에 감춰진 민생 고통
관광지의 화려함을 강조하면서도, 통신은 단 한 줄도 식량난, 의료 접근성, 자유로운 이동과 표현의 권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외화벌이 수단으로 개발된 이 지구가 향후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기반이라는 점은 누구보다 북한 당국이 잘 알고 있다.
진정한 '인민복지'는 관광지의 수영장 개수나 물미끄럼대 종류에 있지 않다. 무너진 의료체계, 무임금 강제노동, 정보통제, 식량 배급 실패 같은 문제들을 외면한 채 ‘해수욕장의 낭만’을 선전하는 것은 철저한 눈속임일 뿐이다.
결국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김정은 정권이 체제 안정과 지도자 우상화를 위해 선택한 또 하나의 ‘무대장치’이다. 관광지라는 이름의 무대는 화려하지만, 그 뒤편에는 통제, 빈곤, 고립이라는 북한 현실이 고스란히 숨어 있다. 명사십리의 웃음은 인민의 자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사진으로 연출된 미소일 뿐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인민을 위한’ 국가를 지향한다면, 필요 없는 선전용 관광지 대신 식량 자립, 정보 자유화, 국제적 협력에 기반한 실질적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