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 캡쳐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6월 29일 김정은이 러시아 문화부 장관 올가 류비모바를 접견하고 예술공연을 관람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표면적으로는 “조로(북러) 친선과 문화교류”를 강조하는 외교 행사처럼 보이나, 이 기사는 그 본질적으로 북한 정권의 고립 탈피 시도와 러시아의 국제 고립 극복을 위한 상호 도구화 전략의 일환임이 명백하다.
김정은은 이번 접견에서 "문화예술 교류가 민심적 기초를 강화한다"고 강조했지만, 사실 이는 체제 선전과 독재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는 전형적인 전술이다. 러시아 역시 푸틴 정권의 국제적 고립을 문화 외교라는 허울로 완화하려는 계산이 담겨 있다.
두 나라는 모두 인권 탄압과 언론 통제, 전쟁범죄 의혹 등으로 국제사회의 강한 비판을 받고 있는 정권들이다.
▣ 정권의 ‘문화 공세’는 내부 억압의 연장선
북한은 아동과 주민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하고, 반체제 발언에 대해 공개 처형을 서슴지 않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내국인에 대한 정치적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두 정권이 ‘예술’과 ‘형제적 우의’를 노래하는 공연을 개최한 것은 아이러니의 극치다. 진정한 문화 교류라면 자유로운 예술 표현과 상호 비판의 가능성을 전제로 해야 한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문화행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불과 1년 전 체결된 북러 전략적 동반자 조약의 1주년을 기념하는 정치적 이벤트로, 양국 간 무기 및 기술 협력, 대미 공동전선 강화 등 보다 실질적인 군사협력의 외피로 문화가 활용된 셈이다.
 |
인터넷 캡쳐 |
특히 김정은이 언급한 “전투적 우의”, “국제주의적 의리” 등은 과거 공산주의 연대의 수사를 반복하며, 사실상 반미·반서방 연대를 정당화하는 표현들이다.
북한 주민들은 식량난, 에너지 부족, 의료 접근 제한 등 극심한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정권은 수백 명의 예술인을 동원해 외빈 환대에 집중하며 사치성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공연 관람과 꽃바구니 증정은 대내외 정치 쇼에 불과하다. 정작 주민들에게는 감상할 문화도, 자유도 없다.
▣ 진정한 문화 교류는 자유와 인권 위에 세워져야
문화는 독재와 폭력을 미화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북한과 러시아의 '예술외교'는 자유와 인권을 압살한 독재자들의 연출에 불과하다.
예술은 선전이 아니며, 진실을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있다. 이번 공연은 형식은 화려했을지 몰라도, 본질은 공포정치와 전쟁의 연대에 불과했다.
북한과 러시아, 이제는 총과 미사일을 넘어 예술까지 무기로 삼고 있다. 하지만 문화는 선전의 무대가 아니라, 자유를 위한 목소리가 되어야 한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