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미국 대사 라힘 글래스(Rahim Glass)는 6일 도쿄에서 열린 ‘미일협회 회의’에서 “중국은 대만 해협과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지속적으로 군사적 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연계의 핵심은 일본의 방위산업 역량 확대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기 개발과 정비 분야에서 양국이 공동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특히 일본 내 미 해군 전력의 정비 능력을 강화하고 공동 정비 체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최근 일본과 미국 정부가 ‘미일 방위산업 협력·조달·정비 정기 협의체’를 설립해, 주일 미군 함정의 정비·수리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 협의체가 양국 방위산업의 긴밀한 연계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지난해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고, 육·해·공 자위대의 지휘 체계를 통합하는 ‘통합협력사령부’를 신설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글래스 대사는 “매우 고무적인 출발이지만, 보다 적극적인 구조 개선과 실질적 군사 통합이 뒤따라야 한다”고 평가했다.
미국도 일본에 대한 무기 수출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안보협력국(DSCA)은 올해 1월, 도쿄 정부에 약 9억 달러(한화 약 1조 2천억 원) 규모의 스탠다드-6 블록 I 함대공 미사일 150기를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DSCA는 발표문을 통해 “이번 판매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구축함 전력 강화를 통해 미·일 양국 군의 방어 능력을 향상 시킬 것이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통합 방공 및 미사일 방어 체계에 대한 일본의 기여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 강화는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서, 미·일 동맹을 동북아 및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재정립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구상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일본의 역할 확대와 재무장을 둘러싼 국내외의 논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