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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미군 공격으로 불타는 예멘의 석유 관련 시설 |
이스라엘이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5일(현지시간) 예멘 서부 호데이다 항구를 정밀 타격하는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이는 전날 후티가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직접 타격한 데 따른 대응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후티 측 방송인 알마시라TV는 이날 오후 “이스라엘과 미국이 호데이다항의 민간 시설에 총 6차례 공습을 가했다”며 “국제법을 위반한 명백한 침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해당 지역이 이란산 무기 운송과 테러 준비의 중심지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공습 대상은 호데이다 항구 내 무기 수송시설과 인근 시멘트 공장”이라며 “후티는 이 시멘트를 활용해 테러용 땅굴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을 향한 지대지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반복됨에 따라 자위권 차원에서 단행한 군사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 안보 관계자는 자국 언론 와이넷(Ynet)을 통해 “이번 공습에 약 50발의 정밀 포탄이 사용됐으며, 무기 제조 시설과 항구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이 끝이 아니다. 자제는 끝났다”고 경고했다.
미국도 이번 작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Axios)는 익명의 미 정부 고위 인사를 인용해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을 미국과 사전 조율 후 단행했다”고 전했다. 이는 후티가 미국 우방의 주요 시설을 직접 타격한 데 대한 양국의 공동 대응으로 해석된다.
앞서 4일, 후티가 발사한 미사일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벤구리온 공항에 떨어져 최소 6명이 부상을 입었고, 이는 이스라엘 본토의 주요 민간 공항이 후티 미사일에 타격을 받은 첫 사례였다. 이스라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이번 공격은 7배로 보복할 것”이라며 즉각적인 대응을 예고했었다.
후티는 팔레스타인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와 함께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의 일원으로, 2023년 가자지구 전쟁 이후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며 국제 항로 안보에도 위협을 가해 왔다.
한편, 올해 1월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는 후티에 대한 군사작전을 이미 3월 중순부터 개시한 상태다. 이로 인해 예멘 내전은 물론 중동 전역의 갈등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의 위기 수위가 한층 높아지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후티 간의 충돌이 확전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