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제안한 ‘전승절(5월 9일)’ 휴전안에 대해 “진정한 평화 노력이라 보기 어렵다”며 단호히 거부했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을 맞아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휴전을 제안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정치적 연극”으로 규정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틀 또는 사흘 동안 전쟁을 멈춘다고 해서 실질적인 평화 논의가 가능하진 않다”며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국제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실로 전승절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에 2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휴전 제안을 모스크바 행사 기간의 안전 확보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부 국가들이 우리에게 모스크바 행사에 대한 안전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러시아 영토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며, 어떤 조작극이 벌어져도 그 책임은 전적으로 러시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가 전승절을 앞두고 방화나 폭발 등 자작극을 벌인 뒤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국제 테러리스트의 전형적인 협박”이라며 맹비난했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이번 휴전 제안에 응답했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한 젤렌스키 정권의 ‘신나치적 이념’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