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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마이크로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외치고 있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려 했으나, 현장에서 대기 중이던 518 관련 단체들의 격렬한 시위에 가로막혀 묘역에 입장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40분경 5·18묘역 정문인 ‘민주의문’ 앞에 도착했지만, 이미 수 시간 전부터 현장을 점거한 시민단체들의 시위에 가로막혔다.
‘광주 비상 행동’, ‘광주전남촛불행동’,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 등 광주 지역 시민단체들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 등 약 100여명은 기자회견과 함께 “내란 대행 한덕수를 감옥으로”, “광주를 떠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한 전 총리에게 종이를 던지기도 하며 강한 거부감을 표출했다. 이에 한 전 총리는 직접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미워하면 안 됩니다. 함께해야 합니다”라고 외쳤지만, 시위대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현장에서 약 10분간 대치한 끝에 한 전 총리는 100m가량 뒤로 물러섰으나, 시위대가 그를 따라 이동하며 다시 한번 에워싸 구호를 이어갔다. 일부는 “당장 꺼져”라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현장에는 한 전 총리를 지지하는 시민들도 일부 있었으며, 이들은 “한덕수”를 연호하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서로 미워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후 오후 6시경 참배를 마치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났다.
한 전 총리는 참배 계획에 대해 “광주는 5·18민주항쟁이라는, 우리 모두가 가슴 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지역”이라며 “출마 선언 첫날, 가장 먼저 이곳을 찾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5·18 정신은 국민 통합의 상징”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희생자들에 대한 깊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 대선 캠프 김소영 대변인은 “한 후보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분들께 존경과 애도를 전하려 했으나, 일부의 반대로 무산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5·18 정신은 특정 정파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이며, 그 가치를 기리는 일은 모든 국민의 책무”라며 “한 후보는 다음에 다시 참배를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철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