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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성명을 발표한 여성 교수 - 인터넷 캡쳐 |
중국 광저우의 국립대 소속 두 명의 현직 여교수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과 권위주의 체제에 대해 실명으로 정면 비판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교수들은 실명과 사진, 서명, 대학 직인까지 담긴 성명서를 통해 중국 정치 체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전 국민적 각성을 촉구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화난이공대 생물과학·공학대에서 각각 학장과 부학장을 맡고 있는 린잉(63) 교수와 한솽옌(49) 교수다.
두 교수는 지난달 28일 ‘작은 불씨가 들판을 태운다(星星之火,可以燎原)’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일당 독재의 종식과 민주 선거 도입 △표현의 자유 회복 △사회 공정 실현 △법치 확립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린 교수는 성명서에서 자신이 중국 공산당 당원임을 밝히며 “중국 사회의 침체와 억압을 직접 목도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의 정치 체제는 제국주의적 영구 집권 체제를 답습하고 있으며, 이는 국민의 자유와 사회 개방성, 정치적 다양성을 심각하게 억압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성명서는 또한 1989년의 천안문 민주화 운동을 언급하며 “중국 현대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였지만, 현재 교육 시스템은 젊은 세대가 이 사건을 알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정보 통제와 역사 왜곡을 비판했다. “천안문을 언급하는 콘텐츠는 오늘날에도 철저히 삭제된다”고 강조했다.
두 교수는 학생들을 향한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성명에서는 “2020년 난징대 리하이펑 교수가 정권 비판 발언으로 해고당한 일은 결코 예외가 아니다”며 “대학생 여러분의 각성과 행동이 중국이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결정지을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성명서는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일어나야 할 때다. 시진핑 독재에 맞서고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과 정의를 위해 함께 싸우자”며 “전 국민이 함께한다면 이 강력한 권력을 흔들 수 있고, 사회 전체에 변화의 불씨를 지필 수 있다”고 호소했다.
두 교수의 신원은 대학 관계자를 통해 일부 확인된 상태지만, 성명서의 진위 여부에 대한 당국의 공식 입장은 아직 없는 상태다.
이번 실명 성명은 중국 내 지식인 사회에서도 보기 드문 용기 있는 행동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향후 당국의 반응과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