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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열린 인민반장열성자대회 |
북한당국이 행정기관의 최고 말단기관인 인민반장에 대한 권한을 강화하는 한편, 법까지 제정하여 주민 통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이는 지난번 저희 방송에서도 평양에서 열린 전국인민반장열성자개회 소식을 전하면서 알려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당국이 평양에서 열린 인민반장열성자대회를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법 제정과 함께 인민반장에 대한 권한까지 강화하면서 실질적인 주민 통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런 움직임으로 말미암아 주민들의 생활전선에 큰 변화는 물론, 북한을 벗어나고자 하는 주민들이 더욱 꼼짝하지 못하는 상황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문제여서 세밀히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민들에게 인민반은 당 조직사업의 전달자 정도의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주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보위성, 안전성과 같이 주민감시를 넘어 주민을 억압하는 작은 권력기관으로 변화되어 또 하나의 폭압기구가 만들어지는 샘이어서 주민들이 고통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북한은 오늘 이 시간, 인민반장에 대한 법 제정과 함께 권한 강화로까지 진행되고 있는 주민통제의 상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지난 3월 평양에서 열린 인민반장열성자대회를 기점으로 북한 내부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것 같은데요. 그동안 인민반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는 방증 아닐까요.
- 그렇습니다. 북한은 인민반이 평양의 경우 40세대, 지방 도시는 30세대, 농촌의 경우 10~20세대 규모로 시, 군 인민위원회 행정조직 산하 당의 지도와 통제를 받는 최말단 행정조직입니다. 당세포의 기본 조직인 것이죠. 이런 인민반이 지난 3월 평양에서 제3차 인민반열성자회의(16-17)가 진행된 후 인민반장에 대한 대우가 상당히 달라지고 있는 것인데, 이는 말씀하신대로 그동안에는 인민반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반성의 결과로 보여집니다.
이를 처벌하고 질책하는 것보다 권한도 강화하고 보다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인민반조직운영법이라는 것까지 만들어 실질적인 주민감시, 통제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읽혀집니다.
2. 지금까지는 인민반장에 대한 대우가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 어떤 조치가 시행되었나요.
- 평양 대회 이후 각 지역에서는 인민반장들을 집합시키고 대회에서 제시된 인민반장 역할에 대한 강연회를 진행하고, 인민반장에게 식량을 매달 공급하도록 하는 조치들이 시행되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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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인민반장과 정보원 등에 대한 특혜가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례로 여행증명서 등의 발급에 있어 다른 주민들보다 신속하게 발급받는 등의 특혜도 있었는데, 식량이 부족한 북한에서 배급제마저 무너진 상황에서 인민반장에게 식량을 공급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하겠습니다.
3. 인민반이 해야할 일중에 직접 주민들과 부딪히는 일들이 많았다구요. 이번에 그런 부분에 대한 조치도 포함되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 북한은 대외적으로 이야기할 때 세금이 없는 사회라고 선전을 하는데요. 참으로 잘못된 내용이죠. 북한 주민들은 한 달에 몇 번이나 당에서 내려오는 과업수행을 위해 갹출해야 하는 돈들이 많습니다. 얼마전 있었던 415 김일성 생일을 위해서도 당국에 바쳐야 하는 돈들이 있었고, 각종 시설 보수사업에도 충당해야 할 자금들이 있는 거죠, 이것을 모두 인민반장이 직접 주민들에게 거두어야 하고, 노력 동원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대부분 무보수 동원들인데 이를 위해 주민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다툼도 일어나구요.
이럴 때 인민반장에게 대드는 주민에 대해서는 자료를 묶어 사법기관에 직접 보고해 처벌받도록 하는 권한까지 부여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4. 북한의 인민반은 대부분이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여성들이 대부분 장마당에서 장사를 해서인지 통제가 안된다고 하는데 어떤 이야기인가요.
- 북한은 모든 주민이 강습, 생활총화라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그럴 시간들이 별로 없는데다 대부분 여성들이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기에 뇌물 등으로 강습, 생활총화 등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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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장마당 - 인터넷 캡쳐 |
무보수 노력동원에 있어서도 차라리 뇌물을 고이고 그 현장에서 빠져 장마당 등에서 돈을 버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있고 실제 이런 것이 통용되는 사회가 북한입니다. 그러다 보니 여성들이 사상사업에서 이탈해 있다고 당국은 인식하는 것이죠.
5. 북한이 어머니대회라든지 인민반장열성자대회 등을 개최하는 것도 여성에 대한 통제의 목적이 크다고 하겠는데요.
- 맞습니다. 북한에서의 생활전선에는 모두 여성이 주역입니다. 그 생활 전선이라는 것이 장마당 외 달리 다른 것이 없는 상태이구요. 공장가동률이 30%도 안되는 사회인데 남성들이 회사나 공장에 나가도 할 일이 별로 없는 겁니다.
그래서 대다수 생활은 장마당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그 장마당은 여성들에 의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인민반장 권한 강화 등의 조치는 바로 여성 통제, 장마당 통제라는 당국의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