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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 대통령 부부를 만나고 있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 인터넷 캡쳐 |
며칠 전,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했다. 교회의 변화를 꾀하며 시대의 흐름 속에서 대화와 포용을 추구해온 그의 리더십은 찬반을 넘어 분명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그의 선종으로, 이제 바티칸은 다시 한 명의 영적 지도자를 선출하는 역사적인 콘클라베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이 순간, 우리는 한 시대를 넘어선 위대한 조합을 떠올리게 된다. 바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시대다.
공산주의라는 거대한 이념의 벽을 허물고 자유의 숨결을 동유럽 전역에 불어넣은 기적 같은 장면들 그 이면에는 두 지도자의 놀라운 동행이 있었다.
정치적 리더십의 상징이었던 레이건은 당대 소련의 개혁가 고르바초프와 함께 역사적 군비 축소 협상과 ‘인권 회담’을 이끌며 냉전의 종식이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회담을 통해 동서 간 얼어붙은 담장을 허물 수 있다는 희망을 세계에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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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회담하고 있는 레이건과 고르바초프 - 인터넷 캡쳐 |
동시에, 폴란드 출신의 젊은 사제였던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으로서 고향 땅에 발을 딛으며 입맞춤으로 공산주의에 신음하던 사람들의 영혼을 깨우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의 발걸음은 단순한 귀향이 아니었다. 그것은 믿음과 자유의 불꽃이 다시 타오르는 시작이었고, 종국에는 동유럽 전역의 해방을 가능케 한 거대한 물결의 씨앗이었다.
이 두 인물의 조합이 있었기에, 우리는 냉전의 종식이라는 기적을 목도할 수 있었다. 영적 리더십과 정치적 결단이 조화를 이루었을 때, 인류의 역사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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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폴란드에 도착해 입맞춤을 하고 있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 인터넷 캡쳐 |
지금 우리는 또 다른 변곡점 앞에 서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참 진보적 유산을 넘어, 다시금 시대의 혼돈을 정화할 수 있는 강력한 영적 리더십이 절실하다.
미국이라는 정치적 강대국이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 선명한 목소리를 내고자 할 때, 이를 함께 끌어줄 신념과 비전을 갖춘 교황이 등장하길 기대한다.
혹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행보에 우려를 표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정세가 다시금 이념과 가치의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이때, 오히려 확고한 가치관과 결단력을 가진 정치 지도자와 그에 상응하는 영적 지도자의 만남이야말로 새로운 ‘기적의 조합’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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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의 문을 열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 인터넷 캡쳐 |
바티칸의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날, 우리는 단지 새로운 교황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을 넘어, 인류가 다시 한번 자유와 진리, 그리고 평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여정의 한가운데, 또 한 명의 요한 바오로 2세가 있기를 소망한다.
도·희·윤 <한국자유회의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