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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하고 있는 김문수 후보와 한동훈 후보 |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전에 진출한 김문수, 한동훈, 안철수 후보가 23일 맞수 토론에서 정면 충돌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비상계엄 논란을 둘러싼 책임 공방은 물론, 후보 단일화 및 정치적 행보에 대한 견해 차이까지 격렬하게 부딪혔다.
김문수 후보는 한동훈 후보를 향해 “윤 전 대통령을 정치 입문부터 밀어줬는데 결국 탄핵했다”며 “가장 큰 책임은 한 후보에게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한 후보는 “잘못된 길을 바로잡는 것이 배신인가”라며 “나는 국민만을 바라보고 행동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후보는 “한 후보가 대통령을 탄핵하고 내란이라 단정짓는 건 이재명과 다를 게 없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고, 한 후보는 “그건 심각한 비약”이라며 맞섰다.
한 후보는 “공적 선택이냐, 인간적 인연이냐를 고민했지만 결국 국민 편에 서기로 했다”며 “계엄은 아버지가 해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안철수 "사과 없이 탄핵 넘을 수 없다"…김문수 "안철수가 원인 제공"
뒤이어 안철수 후보와의 토론에서도 김문수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은 안 후보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그로 인해 정권이 민주당에 넘어갈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안 후보는 “국민 앞에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먼저”라고 반박했다.
◈ 과거 이력까지 도마 위에…“金 전과가 더 많다” vs “한 후보는 기업 잡는 귀신”
개인 신상과 과거 이력도 날 선 공방의 소재가 됐다. 한 후보는 김 후보의 전과 기록을 언급하며 “이재명보다 전과가 더 많다”고 공격했고, 김 후보는 “선거운동 중 불가피했던 일로 30년 전 벌금형”이라며 방어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의 검사 시절을 겨냥해 “기업인 잡아넣는 데 귀신”이라고 비꼬았고, 이에 한 후보는 “나는 친기업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 단일화·대통령실 입주 놓고 입장차…"이재명부터 막자" vs "경선 흐트러진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의 단일화 가능성을 두고도 입장이 갈렸다. 김 후보는 "이재명을 이기기 위해서라면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O'를 들었지만, 안 후보는 “한 대행은 다른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며 단일화에 반대했다. 한 후보는 판단을 유보했다.
대통령 당선 시 용산 대통령실 입주 여부에 대해서는 김문수·한동훈 두 후보 모두 '찬성' 의사를 밝혔다.
또한 안철수 후보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김 후보는 “조건이 간단하지 않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당원 게시판 논란까지 확대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김 후보는 “사실상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분”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계엄에는 관대하면서 당원 게시판 글에는 왜 예민하냐”고 받아쳤다.
치열한 설전이 오간 이날 토론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구도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각 후보의 날 선 메시지는 본선 경쟁력을 겨냥한 명확한 입장 차이를 부각시키며, 향후 경선 향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희·철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