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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국제마라톤대회 - 연합뉴스 |
지난 6일 북한의 평양에서는 6년만에 평양 마라톤 국제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6년 만에 치른 국제행사인데요. 전 세계 46개국 200여 명의 선수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통상 국제대회에 참석하는 인원에 비해서는 그리 많은 선수들이 참가한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꽤 의미있는 규모의 행사였다고 하겠는데요. 앞서 중단된 관광사업 이후 첫 개최되는 행사이면서 관광을 겸한 대회였기에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해서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번 마라톤 경기는 남녀 풀코스(42.195km), 하프(21.097km), 10km, 5km 등으로 나뉘어 열렸는데, 이들 경기에서의 우승자가 모두 북한 선수였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여기에도 여러 이유가 있겠는데, 북한은 오늘 이 시간 평양에서 열린 국제마라톤 대회 소식과 관련된 내용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이번 마라톤대회를 시작으로 문호가 더욱 개방되었으면 하는 바램인데, 먼저 마라톤대회 소식부터 들어볼까요.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었는지 우승자가 모두 북한 선수였다구요.
-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번 대회는 1981년부터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기념해 평양에서 국제 마라톤대회를 개최해 왔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난 2020년부터 5년 연속 대회를 열지 못했습니다.
전 세계 46개국 200여 명의 선수들이 참여했고, 남녀 풀코스(42.195km), 하프(21.097km), 10km, 5km 등으로 나뉘어 열렸으며 북한과 중국, 루마니아, 모로코, 에티오피아 선수들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와 지역에서 온 마라톤 애호가들(일반 참가자)이 참가했습니다.
여기에서 풀코스와 하프 코스에서 모두 북한 선수들이 금메달을 땄구요. 하프 코스에서는 북한 선수들이 금, 은, 동메달을 모두 가져갔다고 합니다. 일반 참가자들이 출전하는 애호가 경기에서는 폴란드 선수와 홍콩 선수가 각각 남녀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2. 북한 선수들이 메달을 싹쓸이했다는 건데 놀랍네요.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다는 이야기인가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또 있는가요.
- 이 부분이 꽤 흥미로운데요. 몇 가지 살펴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우선 참가한 나라가 그리 많은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유엔의 제재가 진행되고 있어 일부 국가들은 여행제한과 같은 의미로 자국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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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국제마라톤대회 우승자인 북한 여성 선수 - 연합뉴스 |
그리고 개별 선수들도 북한에서 열리는 대회라고 해서 참가를 꺼리는 경향도 있었으리라 보이는데, 이것은 다른 국제경기에 참석할 때 만약의 불이익에 대비하는 차원일 수도 있구요. 참가 비용도 만만치 않은 점도 작용을 했다고 봅니다. 또 한 가지는 의외로 북한 선수들의 실력이 국제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런 기회로 공개가 되었을 수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3. 조금 전에 참가비용을 말씀하셨는데 이번 대회 참가비가 어느 정도였나요.
- 이번 마라톤대회 참가는 국제여행사들이 관광상품들이 함께 판매가 되었습니다. 5박 6일짜리 패키지 두 개 상품인데, 먼저 A 투어는 4월 3일부터 8일까지 그리고 B 투어는 4월 5일부터 10일까지인데 어떤 투어를 선택해도 6일 평양 마라톤대회 참가가 포함되는 식이죠.
5박 6일 여행비는 1인당 2195유로(약 353만원)부터 시작했고, 호텔 등 사용에 따라 비용이 약간씩 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기에 마라톤 참가비 (풀코스 $150, 하프 $100, 5km/10km $70)는 별도로 평양에서 현금으로 지불했습니다.
4. 참가 비용 중에 관광상품이 포함되어 있다고 했는데, 평양 곳곳을 다닐 수 있는 관광코스를 마련한 것이겠군요.
- 맞습니다. 마라톤대회 참가와 함께 평양 시내 곳곳을 둘러보는 관광 일정이 포함됐는데 특히 옥류관과 김일성 광장, 주체사상탑, 평양 '뉴타운' 화성거리, 강동온실농장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의 유명 인플루언스(개인방송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 관광지역을 촬영한 곳이 게재되었는데, 지난번 나선지역과는 달리 꽤 개방적으로 촬영을 허용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저녁에 북한이 자랑하는 대동강 맥주집 등을 방문한 내용도 올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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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인풀루언스와 인사하고 있는 북한 청년들 모습 - 인터넷 캡쳐 |
5. 북한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 같은 국제행사를 치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 어떻게 전망을 하시는지요.
- 분명히 의도가 있습니다. 우선은 기존에 많이 언급되는 바와 같이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죠. 이번에도 보면 상당히 비싼 비용이거든요. 200명 참가자로 보면 거의 일주일간 7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고, 상품 구입 등의 비용으로도 수익 창출이 되었을 겁니다.
그 부분 외에는 향후 관광사업을 적극 홍보하겠다는 취지로도 읽혀집니다. 원산지구 같은 경우 국제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강한데, 이런 기회를 통해 적극 홍보하겠다는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앞으로 관광사업을 통해 북한의 문호가 특정 지역이겠지만 어느 정도 개방의 길로 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