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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황을 보도하고 있는 북한 조선중앙통신 |
북한이 최근 한국의 정치 상황을 두고 조선중앙통신이 긴급 보도를 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정치 사안들에 대해 북한당국의 의도된 보도들이 있었지만, 이번의 사안은 북한 내부 사정을 두고서도 북한 주민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이 있어 북한 보도를 바탕으로 소식을 전해 드릴까 합니다.
북한 사회는 비상계엄이라는 단어들을 잘 모르고 있을텐데요. 북한과 같은 선군사회(先軍社會), 다시 말해 군이 우선인 사회에서는 비상계엄이 일상과도 같다고 하겠는데요, 북한은 1945년 일본으로부터의 해방 이후 2년 정도인 1947년도까지 약간의 과도기 상태에서 민주주의라는 것이 무엇인지 맛보기를 했다고 할까요.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북한은 군대를 내세워 통치를 하는 비상계엄 상태의 사회라고 할 수 있죠.
이런 북한이 한국의 비상계엄으로 말미암은 대통령 탄핵 사건을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전하고 있는 것은, 북한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알리고 싶은 내용만 전달하겠다는 당국의 의도가 있겠지만, 주민들이 꼭 염두에 두어야 하는 내용들은 저희같은 한민족방송이 전해드려야 할 사안이 아닐까 하는데요.
북한은 오늘 이 시간,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긴급 보도로 전한 내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방금 말씀하신 선군정치라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우선 그것부터 말씀해 주시죠.
- 예, 북한은 어떤 제도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가 아니라 수령을 중심으로 전체주의 사회인데요. 여기에 통치 수단으로서는 하나의 중심체가 있고 다른 하나의 보조기제가 있습니다. 우선 중심체는 수령을 정점으로 하는 당이라는 있습니다. 바로 노동당이죠.
다른 하나는 통치기구인데 이건 군대, 보위부, 안전부 등 여러 기관들이 있는데 기본 축은 군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군(先軍)이라는 단어를 김정일 생전에 사용을 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입니다.
2. 그렇군요. 그렇다면 북한이 이번에 언급한 보도 내용을 볼까요. 어떤 내용인가요.
- 아주 간단한 문장인데요. 한번 읽어드리겠습니다.
『괴뢰 한국에서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에 대한 탄핵을 선고하였다.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로 채택된 결정에 따라 윤석열은 대통령직에서 즉시 파면되였다.
헌법재판소의 파면선고는 지난해 《12.3비상계엄사태》로 윤석열의 탄핵안이 가결된 때로부터 111일만이라고 한다.
AP통신,로이터통신,신문 《가디언》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헌법재판소가 최악의 정치적위기를 촉발시킨 계엄령 선포와 관련하여 국회의 탄핵을 인용하였다.》,《윤석열의 계엄선포로 촉발된 공포가 파면으로 이어졌다.》,《그간 윤석열의 계엄선포와 탄핵으로 한국은 정치적 혼란에 빠져있었다.》,《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한국 대통령이 탄핵되기는 두번째이다.》,《이날의 파면 선고로 윤석열의 짧은 정치경력은 끝났지만 수개월간 한국이 겪은 혼란의 종말은 아닐 것이다.》』 라는 내용입니다.
3. 북한은 종종 한국의 정치상황을 자신들의 관영매체에서 다루기도 했는데, 이런 보도들로 당국이 의도하는 바가 분명히 있을텐데요.
- 예, 분명히 의도하는 바가 있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야 하는데요. 사실 이런 보도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이 되는 것을 북한당국은 결코 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북한 주민들에게 의문점을 던지게 되는 거죠. 그냥 혼란스러운 상황들을 알려만 주면 되지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한국은 저렇게 혼란스러운데 우리는 수령님을 중심으로 이렇게 안정되어 있지 않나’, ‘한국이 좀 잘살아도 저렇게 혼란스럽게 사는 것보다 조금 배가 고파도 수령님을 중심으로 안정되게 사는 것이 훨씬 낫다’ 라고 알리고 싶은 것이 당국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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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한국 시위 사진 |
4. 앞서 북한은 지금까지 비상계엄 상태라고 하셨는데 어떤 차원에서 그렇게 볼 수 있을까요.
- 북한의 모든 생활은 철저하게 통제되는 사회입니다. 바로 이처럼 주민들의 생활을 철저하게 통제하겠다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비상계엄이라는 형식으로 추진이 되는 것인데, 북한은 지금도 특권층이 살고 있다는 평양과 같은 곳에서도 통금이 실시되고 있고, 특정 시간대나 불시에 길거리를 걷고 있는 사람들을 검문하여 구금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북한 내부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로는 기동타격대라는 조직이 있어 저녁부터 새벽까지 곳곳을 순찰을 합니다. 이때는 누구도 체포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심지어 집 앞의 식료품집을 가려다가 8번의 검문을 받는 사회라는 것입니다. 거기에 집회, 시위, 표현의 자유, 이동의 자유, 신앙의 자유가 전무한 사회가 북한입니다. 이러니 1년 365일 평생 비상계엄하에 살고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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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청년들을 공개 재판하고 있는 모습 |
5.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런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구요.
- 아마도 북한 주민들이 조선중앙통신과 길거리 등에서 선전대에 붙어있는 노동신문을 통해 한국의 상황을 접했을텐데요. 이것을 보는 북한 주민들이 민주주의라는 것이 무엇인지, 노예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노예사회에서는 노예주, 다시 말해 북한의 상황에서는 수령이 주인이지만, 민주주의 사회에는 국민, 인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입니다. 이것을 한국의 상황을 통해 느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