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청와대 습격사건의 유일한 생포자이자 북한 무장공비 출신인 김신조 씨가 9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서울성락교회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새벽 세상을 떠났다.

김신조는 1942년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1968년 1월 21일 북한의 '124부대' 소속 무장공비 31명 중 한 명으로 남한에 침투했다.

이들은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실패하고 김씨는 생포되었다. 생포 직후 기자회견에서 그는 "박정희 모가지 따러 왔수다"라고 발언해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사건은 한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이후 안보 의식의 강화와 군사적 대비 태세가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김씨는 귀순 후에도 오랜 시간 동안 죄의식에 시달리며 방황했으나, 아내의 도움으로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고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1970년 아내 최정화와 결혼한 후, 1981년 성락교회에서 침례를 받으며 신앙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1997년 목사 안수를 받고, 이후 여러 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하며 안보 강연 등의 활동에도 참여했다.

김 목사의 빈소는 영등포구 교원예움 서서울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그의 삶은 과거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길을 찾아간 한 개인의 이야기로, 한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