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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열린 전국인민반장열성자대회 장면 |
최근 들어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사상 통제에 바짝 나서고 있는 형국인데요. 일상적인 통제사회에서 이같은 사상 통제에 적극 나선다는 것은 아무리 통제를 하더라도 제대로 규율 등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북한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것이 얼마전에는 전국인민반장회의를 평양에서 개최했고, 며칠 전에는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년단지도원 대강습을 평양에서 진행했습니다. 앞서 진행된 인민반장대회는 18년 만에 열린 행사였고, 소년단 대강습은 사상 처음으로 열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만큼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사상과 일상생활을 통제해야만 하는 절박함이 느껴집니다.
코로나 당시 닫혀 있던 국경도 개방해야하고 그래서 외국인 관광객들도 받아야 하는 처지인데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주민들의 인식들로 말미암아 자칫 체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하고 있는 것인데, 북한은 오늘 이 시간 인민반장대회와 소년단 대강습 개최의 상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인민 반장이라는 것은 우리의 통반장에 해당한다고 들었는데요. 그것부터 먼저 살펴볼까요. 행사가 어떻게 열렸나요.
- 북한이 2007년 이후 약 18년 만에 전국 인민반장 열성자회의를 개최했는데요. 이 같은 대회는 1994년 11월, 2007년 1월 개최된 바 있습니다. 이번 대회는 지난달 18일 제3차 전국 인민반장 열성자회의가 16~17일 평양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북한의 보도에 따르면 ‘인민반 사업을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혁신해 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도들이 토의되었다”며 “인민반은 주민들과 인민정권기관을 이어주는 사회생활의 기층조직이고 주민생활의 거점”이라고 강조하며 “사회주의 도덕 기풍을 철저히 세우고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대중적인 투쟁으로 박력있게 전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2. 북한에서의 인민반장이라는 의미는 가장 기본적인 행정단위라고 보여지는데, 이 같은 행사를 추진한 배경은 어떤 것이라고 보시나요.
- 인민반은 북한의 가장 작은 행정 단위로 인민반장은 인민반을 이끌며 소속 인원들을 감시하고 동향을 보고하는 업무 등을 수행합니다. 20~40가구 단위로 묶어 인민반장을 세우고 있으며, 인민반장에는 주로 당에 대한 충성심이 좋은 사람들이 지명됩니다.
이번에 개최된 인민반장 대회의 의미에 대해 한국의 통일부는 “2023년 1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인민반 조직운영법이 처음 제정”되었는데, “이는 주민 통제 감시, 노동력 동원을 강화하려는 두 가지 목적을 갖고 만든 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민반 조직 운영법에는 인민반장이 월 1회 이상 인민반 회의를 소집하고 소속 인원들이 사회주의적 생활양식과 도덕규범대로 생활하도록 지도하고 생활 형편,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주민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차원이라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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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년단 모습 |
3. 그런데 이런 큰 행사를 치룬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이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년단 대강습을 진행했다구요.
- 그렇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처음으로" 전국학교소년단지도원대강습이 26∼29일에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는데요. 이번 대강습은 소년단지도원이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소년단원들을 "소년 혁명가, 소년 애국자들"로 양성하는 데 책임과 본분을 다하도록 하고자 마련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에 의해 개최되었다고 전하면서 김 위원장의 '소년단 사업과 관련하여 주신 말씀'이 전달되었는데요. 그 내용을 보면 "모든 학교소년단지도원들이 소년단 사업에 관한 우리 당의 사상을 불변의 지침으로 틀어쥐고 사업을 하나 설계하고 교양을 한번 해도 오직 아버지 원수님의 가르치심대로만 조직하고 집행해나갈 데 대하여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년단원을 김 위원장에게 "끝없이 충직한 소년 혁명가, 소년 애국자들"로 양성하는 데 지도원들이 정치적 보호자로서 역할에 관한 문제가 다뤄졌고, "소년단원들이 어려서부터 조직의 고마움과 귀중함을 알고 조직생활에 자각적으로 성실히 참가하는 것을 습성화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4. 우선 소년단이라는 것이 빨간 넥타이를 맨 어린 학생들이 떠오르는데요. 어떤 조직인가요.
- 조선소년단은 만 7∼16세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붉은 넥타이 부대'로 얼려져 있습니다. 1946년 청년동맹 산하 조직으로 창립돼 현재 300만명 안팎의 단원을 거느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국 단위로 모여 대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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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청년악법'에 의해 처벌받고 있는 북한 청년 - 리베르타임즈 |
5. 소년단 학생들을 대상으로 당국에 충성을 강요하는 교육을 했다는 것인데, 지금도 이런 교육을 실시한다는 것이 잘 믿기지가 않습니다.
- 예, 만약 한국에서 이런 교육을 하기 위해 전국 단위로 학생들을 모았다면 아마 엄청난 비판이 있었을 겁니다. 자기 능력을 바탕으로 창의력을 키우는 것은 절대 안된다는 교육이고, 그것도 아이들을 혁명가로 키운다든지 애국자를 양성한다는 취지는 더더욱 지금의 상황들과 맞지 않는 일들인데, 북한은 이런 식의 세뇌교육과 강압에 의한 통제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