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솔제니친’으로 불리는 북한 저항작가 반디의 시집 《지옥에서 부른 노래》(140페이지, 1만원, 리베스타스)가 발간됐다. 2014년 단편소설 모음집 《고발》이 2022년에 재출간한 것에 이어 만 10년만에 두 번째 작품집인 시집이 원래 제목 그대로 세상에 다시 나왔다.
《고발》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과거, 현재의 모습이 전혀 변화가 없는 노예의 삶 자체임을 일깨워 준 반디는, 《지옥에서 부른 노래》에서 시(詩)라는 도구를 통해 북한 주민의 암울한 현실과 캄캄한 미래의 고통을 적나라하게 드러냄과 동시에,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세습왕조에 대한 분노와 절규의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고발했다.
김재홍 시인은 시집에 수록된 해설에서 “‘적염’은 붉은 것이 싫다는 의미이다. 남쪽의 국어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조어(造語)다. “도적 무리의 세력이나 기세”를 뜻하는 적염(賊炎)으로도 읽힌다. 어느 경우에도 가공할 북한 체제의 비인간적인 폭압에 대한 강렬한 비판의식을 함축하는 것임은 물론이다. ‘붉은 이 세월’, ‘붉은 인간들’이 싫어서 “온누리의 붉은 빛 다 씻어내고 싶다”는 반디의 절규가 매우 날카롭게 다가온다.” 비평했다.
추천사를 쓴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는 “반디 선생께서 왜 지옥에서 노래를 불렀을까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는 저로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는 위기의 대한민국 현실에서, 세상의 지옥을 체감하고 있을 반디 선생과 북한 노예 주민들이 부르는 노래가 바로 여기에 모두 담겼다고 생각한다.”라며, 친필로 쓴 원고지를 반출할 당시를 회상하며 《지옥에서 부른 노래》의 일독을 권했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영국의 데브라스미스는, 반디의 고발을 번역해 영국 펜(PEN) 번역상을 수상했으며, 유럽연합(EU)dl 수여하는 ‘사하로프 인권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전 세계 30개국에서 번역 출간된 바 있는 소설 《고발》과 함께, 그토록 목 놓아 부르고 싶었던 50편의 《지옥에서 부른 노래》는 다시 한번 전 세계를 향해 ‘반디의 꿈’과 ‘저항정신’의 돛을 올리고 새 출발을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