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밤, 부산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건이 기내 선반에서 시작되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보조배터리가 화재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홍콩으로 출발하려던 에어부산 BX391편에서 발생하였으며, 기내의 뒤쪽 선반에서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탑승객 중 한 명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내 수하물을 두는 선반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연기가 나기 시작했고, 선반에서 불똥이 떨어졌다"며 "그 소리는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에서 발생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증언은 기내에 반입된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가 화재의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 현직 기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선반 안에 보관된 보조배터리나 전자담배에서 불이 났거나, 기내 전기 합선 등 여러 요인으로 화재 원인이 좁혀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러한 발언은 기내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실제로 에어부산 항공기에서는 지난해 12월에도 보조배터리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이 있었다. 당시 부산 김해공항 활주로에서 이륙을 위해 이동 중이던 에어부산 BX142편에서 갑자기 연기가 발생했으며, 이는 승객이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 보조배터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승무원이 즉시 소화기로 연기를 진압했지만, 보조배터리를 들고 있던 승객은 손에 화상을 입었다. 이 사건 이후 항공기는 즉시 탑승 게이트로 돌아갔고, 모든 승객은 대체편으로 이동했다.

이와 같은 보조배터리 관련 화재 사고는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4월, 아시아나항공 OZ8913편에서도 오버헤드빈에 있던 보조배터리에서 연기가 발생했으나, 승무원들이 즉각 대응하여 큰 화재로 이어지지 않았다.

해외에서도 지난해 1월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싱가포르행 스쿠트항공 여객기의 승객 보조배터리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해 이륙이 지연된 바 있다.

이러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기내 반입 물품에 대한 규정 강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현재 항공 위험물 운송기준에 따르면 리튬 메탈 배터리와 리튬 이온 배터리는 위험물로 분류되어 기본적으로 기내 반입이 금지된다.

그러나 탑승객의 사용 목적으로 소량만 허용되고 있다. 리튬배터리가 장착된 전자기기는 리튬메탈배터리가 2g 이하이거나 리튬이온배터리가 100Wh 이하일 경우에만 기내 반입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리튬이온배터리가 폭발하거나 부풀어 오르는 사고가 잦은 만큼, 기내에 반입될 경우 탑승객의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