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서 15개월 이상 갇혀 있던 이스라엘 인질 3명이 드디어 귀환했다. 이들은 19일 오후 8시 30분경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셰바의료센터에 도착했으며, 이 과정은 극적인 긴장을 동반했다.
이날 휴전이 발효된 첫날, 이스라엘군 헬리콥터가 석방된 여성 3명을 태우고 사프라 어린이병원 위로 날아오르며, 적막을 깨는 프로펠러 소리가 울려 퍼졌다. 병원 출입구 앞에는 100여 명의 사람들이 대기하며 귀환을 기다렸고, 헬기에서 내린 인질을 태운 앰뷸런스가 다가오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특히 링거를 꽂은 환자들도 함께 마중 나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앰뷸런스는 곧바로 가림막 뒤로 사라졌지만, 분홍색 후드티를 입은 젊은 여성들은 '사랑해요'라고 적힌 플래카드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축하의 노래를 불렀다.
인질로 석방된 로미 고넨(24), 에밀리 다마리(28), 도론 스테인브레처(31)는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오후 5시경 가자시티에서 이들을 태우고 나올 예정이던 국제적십자사 차량이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에워싸이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후 차량은 복면을 쓴 하마스 무장대원의 호위를 받으며 이스라엘군에 인계되었다.
인질들은 국경 근처의 임시 시설로 이동하여 가족과 상봉하고 간단한 의료 검사를 받았다. 이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했으나, 다마리는 하마스의 총격으로 인해 왼손 중지와 약지를 잃은 상태였다.
인질들과 가족들이 재회하는 순간, 병원은 눈물바다가 되었다. 이스라엘 당국은 인질과 가족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비교적 오가는 사람이 적은 어린이병원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한편, 하마스는 이날 인질 3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요르단강 서안과 예루살렘의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90명을 이스라엘에서 넘겨받았다.
풀려나는 수감자는 여성 69명과 10대 소년 2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마스는 휴전 기간 동안 총 33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할 계획이며, 이스라엘군은 인질 1명당 3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기로 약속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