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체포되어 재판중인 조선족 추정 웬성화가 북한에 공급한 물품 - 미국 연방법원 자료 |
최근 미국에서 총기와 탄약을 북한으로 밀수출한 혐의로 체포된 중국인 남성 웬성화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이는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대북 제재 위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웬성화는 지난 7일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법원에서 열린 인정신문에서 자신의 혐의를 이해한다고 답변했으며, 한국어 통역을 요청했다.
이에 법원은 한국어 통역사인 '윌리엄 김'을 배치했으며, 웬성화는 자신의 언어로 중국어와 함께 한국어를 명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가 조선족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웬성화는 총기와 탄약, 군사 장비를 홍콩을 경유해 북한으로 운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집에서는 약 5만 발의 9mm 탄약과 군사용 화학 위협 식별 장치 등이 발견됐다. 웬성화는 지난해 12월 3일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되었으며, 2012년에는 북한 영사관과 접촉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2012년 학생 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후 비자가 만료된 2013년부터 불법 체류 상태였다. 웬성화는 미국에 있는 동안에도 북한 관계자로부터 무기 구매와 관련된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그는 주로 '위커(Wickr)'라는 메신저를 통해 소통했으며, 이때 한국어가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족으로 추정되는 중국 국적자가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적발된 것은 웬성화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북한의 위조 담배 제조를 도운 혐의로 호주에 거주하던 진광화가 미국으로 송환된 바 있으며, 그의 기소장에서는 한국어로 이메일을 주고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같은 상황은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중 상당수가 조선족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북한은 제재 회피를 위해 해외에 위장 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중국 조선족에게 이러한 업무를 맡기는 전략을 줄곧 사용해 왔다.
대북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에서 북한 국적자들은 금융 거래 등에서 제약을 받는 반면, 중국 국적자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당국은 조선족을 대상으로 협력자를 물색, 활용해 오는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웬성화는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위반 공모 혐의로 기소되어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으며, 진광화는 복합적인 혐의로 최대 70년의 실형 선고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