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의 정치상황 때문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국제적 사건을 소개할까 하는데요. 이는 지난번 저희 방송에서 소개한 한국의 정치혼란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바로 중동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 소식인데요. 알아사드 대통령이 지난 12월 8일 러시아로 망명을 하면서 가족까지 포함한 50여년의 독재 권력이 무너졌습니다. 한국에서 정치적 혼란만 없었다면 아마도 시리아 소식이 뉴스 전체를 차지했을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그만큼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는 작게는 중동지역에서 보다 넓게는 지구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합니다.
이런 연유에는 그동안 시라아 정부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철저하게 지켜줬다고 해도 모방한데요. 마침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여유가 없어진 푸틴 대통령이 더 이상 시리아 정권을 보살필 겨를이 없는 상황에서 반군이 이끄는 내전에서 스스로 러시아로 망명을 하면서 독재정권이 종식된 것입니다. 이는 북한 김정은 정권에 시사하는 바가 엄청나게 큽니다. 그것도 러시아 전쟁에 군대를 보낸 김정은 정권이 깊이 새켜야할 교훈이 아닐까 하는데요.
북한은 오늘 이 시간. 중동의 시라아 알아사드 독재정권의 종식을 살펴보면서 북한의 상황은 어떤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의 몰락, 참으로 큰 뉴스인데요, 그동안 엄청난 내전을 치뤘죠. 어떤 상황이었는지 먼저 말씀해 주시죠.
- 러시아로 망명한 알아사드 시리아 전 대통령은 2000년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사망 이후 시리아를 통치해 왔습니다. 당시 권좌에 오른 나이가 34세이니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비슷하다고 봐야겠죠.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되었는데 득표율이 99.74였다고 합니다.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린 이슬람주의 무장 단체인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 레반트 해방 위원회)은 지난달 말 전격적인 공세를 시작하여, 북부 도시 알레포를 장악한 후 남쪽으로 진격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했고, 시리아 정부군 대부분은 거의 저항 없이 투항하거나 군복을 벗고 도주했습니다.
HTS가 다마스쿠스를 점령하자, 시리아인들은 대통령궁으로 몰려가 아사드 독재정권의 상징물들을 파괴하면서 감옥을 개방하며 수감자들을 석방했는데, 3만여명이 고문 후 처형된 곳으로 악명 높은 ‘인간 도살장’ 사이드나야 감옥의 끔찍한 내부 모습이 공개돼 많은 이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합니다.
알사아드 전 대통령의 말로는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결말로 막을 내렸는데요. 그가 러시아가 제공한 차량에 몸을 싣고 도주하기까지 최측근도 이를 몰랐고 오직 가족들만 챙겨 달아났다고 합니다.
2. 시리아 정부는 그동안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철저한 보호를 받고 있었고, 시리아 대통령은 이번에도 러시아로 망명을 했다구요.
- 맞습니다. 알아사드 정권의 처음과 끝을 모두 러시아가 챙겼다고 보시면 됩니다. 기본적인 정권 유지를 위한 경호대까지 모두 러시아가 제공했고 군대훈련 등을 비롯한 각종 무기 지원도 러시아가 도맡아 진행해 왔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대로 알아사드 대통령이 망명길에 오를 때도 러시아 차량을 이용하여 이동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참으로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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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악수하는 알아사드 - 인터넷 캡쳐 |
러시아는 그동안 정권을 보호해 주는 대신 막대한 석유 자산들을 탈취해 왔는데요. 이번에 도망을 치면서 주요 금고들을 몽땅 털어서 달아났다고 합니다.
3. 독재자의 비참한 몰락은 역사적으로 참 많이 있었습니다. 북한 김씨 왕조라고 일컬어지는 세습 체제가 가장 두려워한 독재 권력의 몰락들이 있었다면 어떤 나라가 있을까요.
- 루마니아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등 여러 독재자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특히 중동의 '독재자 3인방'으로 알려진 무아마르 카다피와 살레 전 예멘 대통령과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은 2011년 함께 사진을 찍은 후 1년뒤 중동의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 이후 실각했고, 이후 비참한 말로를 맞았습니다.
1989년 루마니아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처형 장면을 본 당시 북한의 김정일 총비서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4. 상황들이 급박하게 돌아가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계층이 바로 엘리트층이라고 하겠는데요.
- 그렇습니다. 그나마 닫힌 사회에서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들이 바로 엘리트층입니다. 외교관도 있고 당 간부, 무역 일군들이 그에 해당하죠. 이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느냐에 아주 민감한 반응을 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가장 두려워하면서 자신들의 앞날을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북한이 지금 우크라이나에 파병을 한 상태이고, 한국의 정치적 상황도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향후 얼마간이 북한의 엘리트층에게는 일생일대의 전환점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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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에서 내전을 피해 망명해온 시리아 난민들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몰락과 반군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사진=AFP) |
5.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사뭇 긴장되게 돌아가고 있는데, 인권 단체들의 역할들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저는 무엇보다 북한인권법 시행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봅니다. 북한주민들은 하루하루가 전쟁과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북한인권법이 제대로 작동을 해야 저희 같은 단체들도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가 있습니다.
총 없는 전쟁이라고 할까요. 북한 관련 인권 단체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새해에는 반드시 북한인권법이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겠습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