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영삼 총재가 이끄는 보수파 신한국당이 139석을 얻었고,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새 정치국민회의가 79석을 얻었다.
한마디로 여대야소(與大野小)의 구도로 국회 운영이 진행되었다. 보수쪽에 가까운 김종필 총재가 이끄는 자민련의 당선자 50명을 협조받으면 지금의 여소야대(與小野大)와 같은 과반이 넘는 구도였다.
군사 정권을 마감한 후 당시에는 3김 시대로 대한민국 헌정사에 가장 정치다운 정치를 하지 않았나 평가하는 정치 경험자들의 이야기다.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처럼 일방적 의회 독점권력을 행사하지도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정책 입안에 의견이 있으면 양 金이 협치하여 양보하고, 그래도 억울하다는 판단이면 소수의 처지를 국민에게 호소하는 행동으로 정치를 풀어나가는 지혜를 보여줬다.
한마디로 다수당의 일방이 아니라 야당의 요구에 협치(協治)라는 운용의 묘를 살려 3수 만에 김대중 총재가 대통령으로 등극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민주당의 역사는 김대중 이란 정치가의 영혼이 남아있고, 반면에 국민의 힘 역시 김영삼 대통령이란 정치가의 영혼이 남아있음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역사를 외면하고 여야를 막론하고 각자도생의 사욕에만 중독되어 버렸다. 표를 던진 국민들을 기만하면서 민생안정보다 권력 쟁취를 위한 비굴한 행동과 언변만 매시간 반복되고 있다.
아마도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초심을 잃고 자신에게 주어진 신성한 책무를 망각해서일까? 아니면 권력 행사에 도취 된 까닭일까? 어쨌거나 나라가 살아야 국민이 살고, 정치인도 존재하는 것이 만고의 진리이다!
지금의 무정부 상태에서 범법자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혼란을 야기하는 상태로까지 가지 않도록, 여야 정치인들이 지난날의 ‘3金 정치 시대’를 반면교사로 삼기를 바란다.
지·만·호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