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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의 통신감청용 정찰기 ‘RC-135V’ 리벳조인트가 한국 상공을 선회하는 모습 = FlightRadar24 |
미 공군의 통신감청 정찰기인 리벳조인트(RC-135V)가 최근 한반도 상공에서 5시간 동안 정찰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정찰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그리고 국회의 탄핵 시도 등 한국의 복잡한 정치 상황과 맞물려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벳조인트는 9일 오전 한국 상공에서 포착되었으며, 항공기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와 군용기 추적 X(구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이 항공기는 오전 8시 30분경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를 이륙한 뒤, 약 2시간 30분 후인 오전 11시경 인천 서해 상공에 진입했다.
이후 오후 4시까지 군사분계선을 따라 서해와 동해를 4차례 왕복 비행하고, 이후 남쪽으로 이동하여 한반도 상공을 벗어났다.
이번 정찰 활동에서 리벳조인트는 약 30,000~31,000km 고도에서 비행하며, 수백 km 떨어진 전자정보와 통신정보를 수집하고 발신지를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능 덕분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를 감지하는 데 활용되어 왔다.
미국 정찰 자산들이 한국 상공에서 활동하는 시점이 최근 정치적 혼란과 겹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나, 야당은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7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안은 최종 폐기되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 정찰기들이 일반적으로 항공기식별표지인 트랜스폰더를 켜고 비행하지만, 일부 군용기는 위치를 비공개로 유지하며 정찰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민간 시스템에 포착된 항적만으로는 미군의 실제 출격 횟수를 모두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리벳조인트는 과거에도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 시점 전후에 수도권과 강원도 상공을 왕복 비행하며 항적을 드러낸 바 있다. 또한, 미국 공군은 올해 3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준비 상황과 지난해 3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당시 다른 정찰기인 ‘RC-135S’ 코브라볼을 투입하여 상황을 면밀히 관찰한 사례도 있다.
이번 리벳조인트의 정찰 활동은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함께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 대응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