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트해에서 중국 선적 화물선이 해저 케이블을 절단한 의혹이 제기되며 유럽 당국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화물선 '이펑 3호'가 자동식별장치가 꺼진 상태로 180㎞ 이상을 닻을 내린 채 항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은 스웨덴과 리투아니아 사이의 수역에서 시작되었으며, 이펑 3호는 14일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을 출항한 후 17일 저녁, 해저 케이블이 닻에 걸리며 절단됐다. 이튿날인 18일 오전에는 독일과 핀란드 사이의 또 다른 해저 케이블이 추가로 절단되었다.
유럽 당국은 이 선박의 선원들이 러시아 정보기관의 사주를 받고 고의로 케이블을 절단했는지를 조사하고 있으며, 한 고위 관리자는 "선장이 닻을 내린 채 항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언급했다. 이펑 3호의 선장은 중국 국적이며, 항해사는 러시아 국적이다.
덴마크 해군 함정이 이펑 3호를 추적하고 있으며, 나토 소속 군함들이 이 선박을 감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제해상법상 이펑 3호를 강제로 정박시킬 수는 없어 스웨덴과 독일 당국은 중국 선적사와 협상 중이다. 중국 외교부는 조사 협조 의사를 밝히며 국제법에 따른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조사 결과, 이펑 3호의 닻과 선체에서 해저 케이블 절단의 흔적이 발견되었으며, 선박의 비정상적인 항로와 과거 운항 기록 또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펑 3호가 중국 해역에서만 운항하다가 최근 러시아 항구를 들른 점을 주목하며, 유럽 당국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