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타잔’이라는 영화를 봐도 그렇고 ‘동물의 왕국’ 등 아프리카나 밀림지대와 관련된 영화들을 보면 감초격으로 ‘늪’이라는 것이 나온다.
간혹 짐승이 아닌 사람이 그 ‘늪’에 빠질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대개는 허우적대기 마련이다. 그런데 허우적댈수록 빠져나오기는커녕 계속 늪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람의 형체는 이내 사라지고 만다. 빌런(악당)의 최후 모습이 그럴 때 우리들은 기분 좋게 박수를 쳐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정권 퇴진 촉구 집회에서 절규했다. 이는 그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첫 집회로, 수능 논술고사가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와중에 강행된 집회였다.
이재명 대표는 연단에 올라 “이재명이 펄펄하게 살아서 인사드린다”며 힘찬 목소리로 시작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열어준 길을 따라왔다. 그 순간부터 저는 개인 이재명이 아닌 국민들의 충실한 도구로서 유용하게 쓰여지길 바랐다”고 강조하며, “여러분이 있기 때문에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집회가 시작되자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했고, 어디선가 많이 듣던 단어들이 들려 왔다.
“국민은 대한민국의 주인이며, 모든 권력은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쓰여야 한다”며 현재의 정치 상황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도대체 그 ‘국민’이란 누구를 두고 하는 말이냐는 것은 일단 논외로 하자. 분명한 것은 고귀한 국민(國民)이 유독 한국 현실 정치사에서만 내로남불, 아시타비(我是他非), 아전인수(我田引水)로 쓰이니 말이다.
이재명 대표가 말하는 ‘국민’과 다른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를 두고 단군 이래 최고의 ‘정치 빌런’이라고 말한다.
‘늪’에 빠진 ‘빌런’의 허우적거림이 어떤 결론으로 막을 내릴지 참으로 궁금하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