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집권 자민당 총재 이시바 시게루가 지난 11일 총리로 재선출되며 제2차 이시바 내각을 출범시켰다. 이번 재선출은 특별국회에서 열린 총리지명 선거를 통해 이루어졌다.
중의원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이시바 총리와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 간 결선 투표가 진행됐다. 30년 만에 열린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총리는 221표를 획득하며 노다 대표를 제치고 재선출됐다. 제2야당 일본유신회와 제3야당 국민민주당은 각자 자당 대표에게 표를 던져 이시바 총리 재임을 사실상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9월 말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후, 지난달 1일 제102대 총리로 취임했으며, 이번 재선출로 제103대 총리로서의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그는 대부분의 주요 각료를 유임시키는 방침을 세웠지만, 최근 중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자민당 출신 각료 2명과 공명당 대표는 교체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의 국정 운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과 공명당의 의석수가 과반에 미치지 못해, 야당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시바 총리는 주요 야당과의 협력을 위해 면담을 진행하며 협조를 요청했으나, 야당과의 불협화음이 발생할 경우 지지율이 하락하고 '식물 총리'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민민주당은 근로소득자 면세 기준을 대폭 상향 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자민당의 재정 여건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시바 총리는 이러한 복잡한 정치 상황 속에서 자민당 내부 결속과 지지율 상승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내년 7월에는 참의원 선거와 도쿄도 의회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정국의 향방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