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난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이라고 그 선언을 주도했던 일단의 무리가 기념식이라고 행사를 하였다. 그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비서실장을 했던 임종석의 발언은 지금까지의 통일에 대한 상식을 완전히 뒤짚는 충격이었다. 그는 전대협 의장 시절 통일의 꽃이라면서 임수경 학생을 국가보안법을 위반해가며 북한에 몰래 잠입을 시도하지 않았던가? 그런 그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부정하며 부끄럼도 없이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통일은 북한이 늘 상 부르짖는 선전 구호였다.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었다. 실제는 북한 주민들을 억압하기 위한 선동 구호이었다고 본다. 그들이 살길은 적화통일이라도 해야 대한민국의 자본과 기술, 부를 빼앗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스스로 자력으로는 대한민국과 같은 번영이 불가능한 것을 알고 있어서이다. 그래서 그들은 핵을 개발하면서 우리를 위협해 왔었다.
이에 반해 우리는 통일에 대해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자유통일이라도 급격한 통일은 사회 혼란의 우려가 크고, 막대한 통일 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적지 않았다. 경제적 측면에서 통일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특히 젊은층에서 부정적 기류가 많았다, 그래도 한민족 한겨레로서 통일에 대한 반대는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정서이었다.
그런데 좌파의 리더가 느닷없이 통일을 말자고 한다. 남북 2국가론을 주장한다. 심지어 우리 헌법 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라고 명시한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의 조항을 삭제하자고 한다. 또 국가보안법 폐지하자고까지 한다. 이게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깨 소리인가?
이는 대한민국에 정면 도전하는 반국가적 발언이다. 아무리 대한민국이 통일에 목을 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런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망언 중의 망언이다.
더구나 놀란 것은 알고 보니 그의 이러한 발언에 앞서 북한의 3대 세습 독재자 김정은의 발언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김정은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는 동족 관계가 아니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라고 민족적 입장에서 패륜 발언을 한 바 있다. 남북통일을 헌신짝처럼 버린 것이다.
결국 임종석의 발언은 김정은의 발언을 무조건 추종하자는 것 이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아마도 김정은의 폭탄 발언 후 한동안 심리적 갈등을 겪다가 한 라인이기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 아닐까 한다.
어찌하였건 그의 통일을 말자는 발언은 여건상 북의 주도에 의한 통일이 불가능하자 불가피하게 현실론을 선택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본다. 무서운 흉계가 내재하고 있을 것이다.
남북이 2국가 체제로 되면 남북 갈등은 적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극단 대치로 치달을 여지가 많다. 그동안은 남북이 우리 민족이기에 어쩌면 대치 국면에서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2국가이기에 평화의 명분으로 상호 불가침 조약이라도 맺어지면 유엔 사령부의 당위성을 잃어갈 것이고, 그 여파로 미군 철수가 이루어지면 머지않은 순간에 북한의 기습 공격이 단행될지도 모른다. 남과 북이 상호 다른 나라이기에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무자비한 침략을 기도할 가능성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을 사랑한다면 우리는 정치적 입장을 떠나 임종석의 발언을 맹렬히 규탄할 수밖에 없다. 설사 그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해 온 동지라도 그의 발언을 맹종하는 것은 이성적 태도가 아니다. 사람은 실수가 있기 마련이다. 미처 숙고하지 못하고 행동하고 발언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임종석은 이제라도 자신 발언의 파장과 민족사의 입장에서 그른 선택지임을 자각하고 남북한 모든 국민 앞에 통절한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이 아무리 2국가론을 주창하더라도 이는 반민족적 처사이므로 통일을 위해 거둘 것을 강력히 요구하여야 한다.
남북통일의 여정이 아무리 멀지라도 통일은 우리 민족의 사명이고 번영의 길이다.
송 · 준 · 호 <대한민국투명세상연합 상임대표 /
안양대학교 전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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