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밖의 날씨가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서울의 날씨도 엄청난 일교차를 보이고 있는데요. 북한과 같은 경우는 더욱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고 곧이어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올텐데요.
지난 여름에 발생했던 수해로 엄청난 수재민이 생겼는데 이들이 지금 공사 현장에 투입된 인력들 외에는 평양에서 기거를 하고 있는데, 겨울이 오기 전에 살림집들을 모두 완공해서 수재민들이 고향 집으로 돌아가게 한다라는 방침이 내려졌다는 소식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고향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거 숙소라도 만들어져야 하는데 아직까지 큰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중국 단동과 마주 보고 있는 평북 신의주에서는 밤낮으로 공사에 여념이 없다고 하는데요. 전력이 부족한 북한에서 야간 공사를 하는 드문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죠. 문제는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급박하게 공정 기간을 단축하다 보면 부실 공사가 우려된다는 점입니다.
특히 기초공사에 투입되는 건설자재가 제대로 구비가 되어 진행이 되어야 하는데, 북한에서는 여전히 건설자재 부족 현상이 고착화 되어 있는 상태이다 보니, 어느 정도 건물들이 완공이 되어 주민들이 살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제2, 제3의 피해가 또다시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되는 상황인데요.
북한은 오늘 이 시간, 불철주야 살림집 건설 공사에 매진하고 있는 평북지역 수재민 건설 상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수재가 발생한 상황들이 지난 여름이라면 이제 몇 개월이 지난 건데 살림집을 몇 개월 만에 완공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 그렇습니다. 최소한 6개월 이상의 공기를 가지고 튼튼한 건축자재를 사용하면서 진행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 북한의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수재민들이 평양에 거주하는 상황에서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이들을 모두 이주시킨다는 지침이 하달된 것 같은데, 이렇게 되면 동원된 인력들에게도 엄청난 무리가 따르게 되어 있고, 충분하고 튼튼한 자재가 공급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시 심각한 부실 공사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2. 중국의 단동과 마주 보고 있는 북한의 신의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들이 펼쳐지고 있다구요.
- 맞습니다. 저도 중국 단동을 통해 북한의 신의주쪽 많이 바라봤지만. 참 가슴아팠던 것은, 강하나를 마주 보고 있는 상황에서 한쪽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고, 다른 한쪽은 저녁만 되면 사람 사는 곳인지 아닌지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둠만이 깔려 있는 모습들을 보았었는데요. 지금은 전력 사정도 안좋은 북한에서 늦은 밤까지 환한 조명을 켜놓고 공사가 진행중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 다가오는데 수재민들이 언제까지 평양에 있을 수는 없는 사정이고 하니 특별 지시에 의해 11월까지 공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차원에서 밤낮으로 공사가 진행 중인 것 같습니다.
3. 수재민들을 위해 밤낮으로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은 좋은 일 같은데, 건축이라는 것이 그렇게 시간만 단축한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라는데 걱정입니다.
- 그렇습니다. 요즘의 건축은 워낙 기계도 좋고 건설자재들도 조립식 등으로 만들어져 예전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있는데요. 이는 북한의 상황과는 많이 다른 현상입니다. 북한의 공사를 보면 대부분이 인력이 동원되어 진행되는 공사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러나 인력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죠. 특히 기초공사를 위해 토지를 다지고 기둥을 세우고 하는 것은 사람의 힘만으로는 안되고 성능좋은 기계들과 충분한 건설자재가 뒷받침이 되어야하는데 북한에는 이런 부분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현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공기만 단축하라고 하면 부실 공사는 뻔한 일이라고 예상이 되는 것이죠. 일반 가축들의 축사같은 경우도 무너지면 손해가 막심한데, 일반주민들이 생활해야 하는 살림집에 부실 공사가 발생이 되면 인명에 피해를 주는 일이 생기기 마련인데요. 이런 점이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4. 이번에 신의주 등지에서 건설하고 있는 살림집이 대부분 10층 이상의 높이로 지어지고 있다구요.
- 이전에 제가 중국 단동에서 바라봤던 신의주는 높은 건물이 거의 없었는데요. 높아야 3층 정도의 규모였는데, 이번의 수해로 말미암아 높이를 높여야 한다는 지침들이 있었던 것 같고, 이렇게 해야 단기간에 많은 사람을 수용하는 살림집이 완성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들려오는 소식은 높이가 높으면 집을 지지하는 지지대가 튼튼한 철근 등으로 기초작업을 해야 하는데, 철근이 아닌 나무로 작업을 했다고 하고, 이를 일일이 사람들이 손으로 작업을 하는 모습들이 포착되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5. 이런 식의 부실 공사라면 당장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닐까요. 높이도 상당하다면 그만큼 피해도 클 것 같은데요.
- 일단 급박하게 지어진 상황에서 사람들이 당장 들어가 살기에는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서까지 건물을 지탱하는 지지대들이 견뎌내느냐 하는 것이고, 만약 지진이라든지 건물과 땅에 충격이 가해지는 천재지변 등의 상황이 왔을 때를 예상해야 하는데요. 지금과 같은 경우는 거의 모든 건물들이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집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