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지난 지도 꽤 시간이 흘렀는데요. 추석과 같은 명절은 현대인들에게 흩어져 살고 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는 날인데요. 6.25전쟁으로 말미암은 이산가족의 아픔도 있지만, 종교활동이나 인권 활동 등으로 중국 등지에서 생활하다가 북한에 의해 강제 납치된 한국인들이 여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 같은 경우는 강제 억류된 그들의 생사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고 북한내 노동교화소에 수감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돌볼 수 있는 영사 조력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국제사회가 큰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데요.
이번에 미국 의회가 설립한 연방기관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의 강제 억류 피해자들을 종교·신앙의 자유 관련 피박해자 명단에 등재했다는 소식입니다. 현재 북한에 억류중인 김정욱 선교사와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들이 바로 그 대상들인데요.
이들은 모두 북한에 의해 강제 억류된 기간이 10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긴 세월인데요. 지금까지도 이들의 생사와 안전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연방기관이 이들을 명단에 게재하고 성명을 발표한 것은 국제사회가 깊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 조치로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북한은 오늘 이 시간, 미국 연방기관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이하 위원회)의 종교·신앙의 자유 관련 피박해자 명단 등재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참으로 안타까운 일인데요. 우선 작년에 이어 이번에 미국 연방기관의 명단에 올란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다가 지금까지 구금이 되었는지 말씀해주시죠.
- 김정욱 선교사와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가 그 대상인데요. 이들 모두는 중국을 배경으로 북한의 국경 가까이에서 선교활동을 해온 기독교 종교인들입니다. 선교사업을 위해 각종 무역이나 장사에도 종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대부분 중국 국경 지역으로 나오는 북한인들이 무역이나 보따리 장사 등을 하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선교사업을 진행해 왔던 것입니다.
김정욱 선교사는 2013년 10월 8일 북한당국에 체포되어 이듬해 5월 30일 북한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국가전복음모죄, 반국가 선전선동죄, 비법국경출입죄 등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김국기·최춘길 선교사도 각각 2014년 10월과 12월에 체포돼 2015년 6월에 북한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무기 노동교화형이 확정되었죠.
이들 외에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북한이탈주민 3명이 2016년 북한에 억류되었지만 현재 상태는 전혀 확인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2.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큰 의미가 있겠는데요. 이번에 이런 내용들을 발표했던 미국의 연방기관은 어떤 곳인가요.
-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이하 위원회)는 1998년 미국 의회에서 제정한 '국제종교자유법'에 의해 설립된 연방정부 위원회인데요. 미국 대통령과 상·하원의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에 의해 위원이 임명되는 초당적 기구입니다. 활동의 주요 내용을 보면 국제적 종교 자유 문제에 대해 연구 및 모니터링을 하고, 전 세계의 종교 자유 침해 사례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정부에 대한 정책 권고 사항을 담은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3. 미국의 위원회가 명단을 등재하면서 발표한 기재 내용이 궁금한데요.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요.
- '프랭크 R. 울프 종교·신앙의 자유 희생자'명단이라는 제목으로 등재와 함께 발표한 내용을 보면, 해당자들의 행적들과 북한당국의 박해 사유들을 열거했고, 지금의 현재 상태에 대해 언급을 했는데요.
우선 김정욱 선교사의 경우 '박해 사유'로 종교 자료 소지, 전도 활동, 종교적 활동, 종교적 신념 등을 명시했고, 안타깝게도 현재 상태에 대해서는 '미상'(unknown)으로 분류했습니다. 또한 김국기 선교사와 최 선교사의 '박해 사유'에 대해 인도주의 및 자선 활동, 전도 활동, 종교적 활동, 종교적 신념 등을 적시했고, 두분 또한 '현재 상태'는 '미상'으로 기재되었습니다.
4. 이번에 발표된 명단에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람도 등재가 되었다구요.
- 그렇습니다. 2001년 6월11일 저녁 7시경.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한 아파트에서 선교사 수업을 받고 있던 탈북인들이 대거 체포가 되었는데, 당시 60세였던 것으로 알려졌던 장만식이라는 분이 중국 공안이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젊은 청년들을 도망치게 하고 자신은 체포되어 북송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장만식씨는 북한에서 농촌 노동당 비서를 지냈던 간부 출신으로 북한 체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가 탈북했고, 2001년 북송되어 보위부 감옥에서 단식 끝에 숨졌다고 합니다. 이번에 이분도 '종교적 활동'으로 박해를 받은 것으로 등재가 되었습니다.
5. 너무나 안타까운 것은 언급하신 분들의 생사가 여전히 확인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해결의 기미를 찾을 수는 없을까요.
- 참으로 안타깝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런 사안은 남북한의 관계가 좋고 나쁘고 하는 상황과는 조금 다른 문제인데요.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의 체제를 훼손하려 했다는 것이고, 특히 북한주민들을 대상으로 종교활동을 했다고 보기 때문에 아주 엄하게 다루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영사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생사 여부, 건강 상태 등에 대해서는 당연한 인도적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야말로 북한당국의 야만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를 국제사회와 함께 규탄해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