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더니즘, 야만(野蠻)으로의 회귀

- 좌익의 뿌리, 정치적 낭만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 북·중·러 공산전체주의 세력들의 발호 배경
- 참 신앙인들의 단결로 문명(文明)의 가치 살려야


어둡고 어스스한 베를린의 거리보다는 남부 독일, 특히 뮌헨의 거리는 밝고 활기차다. 라인강을 따라 배를 타고 올라가는 강변 기슭에는 품위있고 고풍스런 고성들의 퍼레이드가 인상적이다. 목가적인 남부 독일의 전원풍경은 한마디로 낭만적이다.

그러나 이런 외향적 풍경속에 정치적 내부 불만과 지정학적 생존 위협으로 점철된 비뚤어진 독일의 질투심과 경쟁심이 존재한다. 기실 당대 문명국으로 자칭했던 영국과 프랑스의 문명론과 정반대되는 혈통과 종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화와 영웅을 동경하고, 몽상적 자연속에 평화로운 삶을 이어가는 비현실적인 군주와 유기체로 한 몸이 된 민중(Folks)을 칭송하는 정치적 낭만주의(Political Romantism)가 잉태되었다.

 

합리적 이성을 강조하는 계몽주의 철학자들 눈에는 신의 계시를 빙자한 교권(敎權)의 가혹한 통치 만행이 캄캄한 암흑시대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썩는 내음이 진동하는 부패한 교권에 대한 저항은 유럽 전역에서 동시에 발생했다. 피렌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신성로마제국 마르틴 루터의 종교혁명, 유토피아를 집필했던 영국의 토마스 무어 등이 마치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새로운 시대에 대한 조명탄을 쏘아 올렸다.

 

이태리 도시국가로부터 유입된 희랍철학을 바탕으로 영국의 베이컨과 프랑스의 데카르트로 시작되는 계몽주의철학 계보는, 과학기술과 산업혁명으로 부강해진 영국과 프랑스를 당대 최고의 문명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제국주의 경쟁에서 전쟁으로 인한 과도한 출혈을 경계했던 영-불 양국은 국제공법을 주도하며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문명국의 위용을 공고화했다.

 

 

명예혁명으로 입헌군주국이 된 영국은 신사(紳士) 문화로 대변되는 시민사회성(Civility)을 내세우고, 반면 대륙의 절대국가 프랑스는 언어와 외교 역량, 문화예술 측면에서의 압도적 위용을 앞세웠다. 중세신학을 주도했던 신국론(神國論)의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논지가 왜곡되어, 교황청은 독일지역에 현세에서는 절대 존재할 수 없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인 ‘신성로마제국’을 세웠다. 그 결과 신-구교간의 30년 전쟁으로 독일지역은 초토화되었으며, 이후 나폴레옹의 침략까지 독일민족은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독일은 영-불을 따라잡고 신흥 강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게르만 혈통의 피를 강조하는 정치적 낭만주의에 방점을 찍는다. 합리적 이성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발과 신화, 자연, 전설적 영웅의 이야기가 현실화되었다. 이상세계인 유토피아 속에 군주와 민중이 유기체적으로 한 몸이 되는 몽상적 사회를 현세에 내재시켰다.

이런 독일의 정치적 낭만주의는 1818년생이었던 칼 마르크스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쳐, 국제 공산주의사상을 발현시키는데 크게 일조했다.

 

정치적 낭만주의로, 후발산업 선진국으로 성공해 제국주의에 나선 독일사례를 그대로 표방했던 근대국가 일본은 독일의 정치적 낭만주의를 아시아 식민제국에 전파시켰다. 그렇게 일제 식민지하 저항민족주의와 결탁한 조선의 공산주의자들은 전대미문의 단군신화를 탄생시켰고, 5천년 역사에 빛나는 한민족이란 피의 역사를 강조하면서 위대한 백두혈통인 '김일성종족'을 만들어 내었다.

 

1·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독일의 좌익들은 전후 암울한 시기에 프랑크푸르트에 모여 또 다시 그 어떤 합리성과 상식을 거부하는, 정치적 낭만주의에 기인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을 만들어 내었다. 인간의 이성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가져왔고, 이것이 산업혁명과 제국주의시대를 거쳐 결국 1·2차 세계대전으로까지 비화되었다는 논리를 폈다. 독일식 정치적 낭만주의에 기인한 反이성주의, 反지성주의, 反근대주의 사상이 또다시 나타난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세상에 그 어떤 구체적인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비현실적, 추상적, 상징적인 가상세계를 동경한다. 또 일반적인 현상보다는 특수한 현상, 지배계층의 사고보다는 피지배계층의 사고가 중요하며, 비주류의 세상이야말로 진실되고 참된 세상이라고 강조한다. 모든 전통·권위·규범·규칙으로부터 탈피해야 하며, 세상에 존재하는 경계는 다 허물어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이제 포스트모더니즘은 전 세계로 확산되어 하나의 시대정신처럼 인식되고 있는데, 그 후과는 치명적이다. 아테네를 멸망시켰던 소피스트들의 상대주의에 기반한 요설보다 몇 백배 더 지독한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제 남자와 여자의 경계, 부모와 자식간 경계, 국가의 경계를 다 허물어버리는 파괴 본위의 막가파식 세상을 창작하고 있다.

 

작금의 한국정치 현실로 돌아와 보자.

이적단체로 해산된 통진당을 닮아가는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을 보라! 문재인-이재명-송영길로 이어지는 내로남불, 자화자찬, 아시타비의 언어적 상징조작을 보라!

대한민국 사회문화적 진지를 통해 정치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조선의 좌익들과 북한의 김정은, 중공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 등 대륙의 전체주의자들은 프랑크푸르트에 모였던 독일좌익들의 포스트모더니즘이 너무도 황감하게 고마울 것이다.

 

 

대한민국을 체계적으로 파괴했던 문재인의 타임지 표지모델 미소 뒤에 포스트모더니즘이 있었다. 그 음흉한 야만의 미소를 멈추게 하는 방법을 우리는 찾아야만 할 것이다.

암흑에서 빛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신 절대자에 대한 믿음과 그를 향한 사랑의 질서가 온전히 지켜져야 하며, 종파를 떠나 사랑과 자비로 무장된 참 신앙인들이 뭉쳐야 한다.

 

야만(野蠻)과 문명(文明)의 대결에서 흩어지면 자유민주주의도 함께 소멸한다..

 

강 · 량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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