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신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는 인류의 역사에서 여러 인물들이 그것을 잘 드러내 보인 바가 있다. 선량하고 건전한 상식을 가진 국민들이 그릇된 신념을 가진 자로 인해 겪어야만 했던 고통은 육체적 및 심적으로 매우 가혹하였다.
그릇된 신념을 가진 자는 훗날의 기록에 죽음을 넘어서고도 남을만한 모멸의 평가만을 남기고 있다. 로마, 중국은 물론 우리 역사에도 그릇된 신념으로 인해 주홍글씨로 기록된 분들이 아닌 놈들이 많이 있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대부>의 실제 인물이었던 이탈리아계 미국인 조폭 두목 알카포네(1899~1947)는 뉴욕을 중심으로 지하 암흑세계의 일인자로서, 평생토록 도박·밀주·매춘·폭력·탈세 등으로 얼룩진 인간 말종의 삶을 살았다. 그는 미국 정치사의 흑역사인 금주법(禁酒法)을 기점으로 승승장구하였으며, 워낙 권력이 막강하다보니 법정에 세워도 “너희들도 내가 준 밀주랑 뇌물을 받아 처먹었잖아. 나를 감옥에 보내면 너희들도 무사할 것 같으냐?”라고 오히려 검사와 판사를 겁박하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법정에서 “나는 성실한 납세자였으며 나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강변하는 등 그릇된 신념의 민폐였다.
몇몇 국회의원, 국무위원 및 사회적 저명인사는 그릇된 신념으로 국민 대부분을 분노하게 하였으며 더 나아가서는 알카포네와 같이 민폐가 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자는 그릇된 신념으로 취임사부터 작정하고 평등·공정·정의에 대해 거짓으로 일관하였으며, 퇴임의 기자간담회에서조차 자화자찬(自畵自讚)에 어불성설(語不成說)이 자리하였다는 데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퇴임의 기자간담회에서 그간의 언행불일치와 표리부동에 대해 한마디의 반성은 커녕 후안무치(厚顔無恥)의 더럽고, 매스껍고, 치사하고 또 유치한 말로 많은 사람들을 역겹게 하였다.
그의 발언을 살펴볼 때에 부동산에 기름을 부어 불을 붙이고는 날아든 불나방이 타 죽는 것을 보며 희열을 느끼면서, 국민 주머니를 터는데 혈안이었지 않았나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특히, 방만한 국가운영으로 지나치게 국가채무를 늘려 미래세대에게는 "등골 빼는 빚"을 지움으로써 "누구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누구나 흔들 수 있는 나라"로 만들었다고 본다. 더 나아가 “조용히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면서도 그간의 잘못에 대한 고백은 한마디도 없었다.
사초개찬(史草改竄)을 해서 폭군(暴君)이 아닌 성군(聖君)이 되고자 했던 어느 군(君)과 같이, 마치 수박처럼 보이고자 하여 호박에 먹줄 그은 것처럼 국민에게는 아주 좋은 정책이라며 여러 색칠을 하였으나 큰 피해만 남겼다. 모든 정책은 시간과 함께 그 모든 진실을 드러냈다. 그래서 그간의 잘못되고 일부 사적인 국정운영에 대해 한마디 남기기를 바랐던 것이다.
또 모두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에서 겪은 기강의 붕괴로 인한 혼란을 생각해서 더 이상의 과오를 남기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다.
예를 들면,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법안이 통과되어 겪게 될 혼란을 없애도록 마지막 남은 소임도 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전혀 그러하지 않았다.
더 이상의 선민의식과 교만에 의한 권한남용은 하늘도 무심히 넘기지 않는다. 대체로 우리는 한없이 부드럽고 온유하며 건전한 상식을 가진 국민이지만, 자리를 물러나면서까지 “그릇된 신념”을 버리지 못한다면 상응하는 책임은 반드시 받게 만들 것이다.
채 · 시 · 형(蔡時衡) <자유기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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