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의 영웅과 야만의 문을 연 사기꾼

2023.06.05 06:52:34

- 크롬웰의 효수형( (梟首刑)과 평산책방의 분서갱유((焚書坑儒)
- 문명(文明)과 야만(野蠻)의 다리를 놓은 영웅과 사기꾼

 

영국 캠브리지 대학은 총 31개 칼리지(Colleges)로 구성되어 있다. 각 칼리지들은 독자적인 재정 및 학사운영을 한다. 그래서 유서깊고 재정상태가 좋은 칼리지들의 입학성적과 그렇지 못한 신생 칼리지들의 성적차이는 상상외로 크다. 입학생들은 자신의 성적에 맞추어서 명문 1지망 칼리지에서 그렇지 못한 3지망 칼리지까지 3개정도의 칼리지들을 성적순으로 응시한다. 캠브리지 대학은 공립이지만 재학생들은 졸업장을 수여하는 University와 자신이 소속된 College에 따로 각각의 등록금을 낸다. 그래서 동일한 시스템의 옥스퍼드대학을 제외하고, 다른 영국대학의 학비보다 두배 정도 높다.

 

캠브리지를 관통하는 캠강의 다리를 건너서 칼리지 내정 캠퍼스로 직접 들어가는, 남쪽의 “수학의 다리” (Bridge of Massmatics)를 가진 퀸즈 칼리지부터, 북쪽의 “한숨의 다리” (Bridge of Sigh)를 가진 세인트존스 칼리지까지 강을 따라 이어서 있는 6개 칼리지들이 대부분 상위권 5위안에 들어가는 명문 칼리지들이다.

 

캠브리지 대학은 영국 청교도의 성지이다. 청교도 급진주의자들이 도저히 온건한 청교도인들과는 같이 공존하며 살수 없다고 결심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대거 신대륙으로 건너갔고 오늘의 미국을 건국하게 만든 건국의 아버지들이 되었다. 한 예로 캠브리지 대학 임마뉴엘 칼리지출신의 존 하버드가 세운 대학이 바로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시에 있는 하버드대학이다. 이들이 옮겨온 기독교정신 (Puritanism)은 미국의 건국이념이 되었다.

 

 

세인트존스 칼리지 뒤쪽으로 이어지는 조그만 골목길을 돌아서 들어가면 청교도혁명의 주역이었던 올리버 크롬웰의 모교였던 시드니석세스 칼리지가 나온다. 시드니석세스 칼리지 내정에는 효수당했던 크롬웰의 목이 묻혀있는데, 비오는 날 그믐저녁에는 어김없이 크롬웰의 웃음소리가 들린다는 믿거나 말거나 전설이 있다. 8년간 왕당파와의 시민전쟁후 크롬웰은 국왕이었던 찰스 1세의 목을 쳤다. 그 후 의회세력을 제압하면서 1653년 종신의 호국경이 되었다. 영국역사에서 처음으로 공화정을 실시했고, 유일한 성문법이자 헌법이었던 <통치장전>을 제정해 기존의 국왕을 능가하는 독재권력을 행사했다. 사실 그 또한 기회가 되면 국왕으로 즉위하려고도 했다.

 

크롬웰은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전쟁에서 승리했고, 해상권 장악을 위해 여러차례 네덜란드와 전쟁을 치뤄 승리했다. 런던펍에서 대중노래까지 금지할 정도로 청교도주의를 강조했던 크롬웰은 가톨릭국가였던 아일랜드 인구의 25%정도를 도륙했다. 그리고 동토였던 아일랜드 서쪽에 아일랜드 주민들을 몰아넣고, 옥토였던 동쪽은 자신의 부하들에게 하사해 아일랜드의 고질적인 기근과 굶주림의 역사를 만들어 냈다.

 

크롬웰이 병사하고 왕정복고가 된 후 바로 크롬웰에 대한 원한풀이가 시작되었다. 찰스 2세는 웨스트민스터사원에 묻혀 있는 크롬웰의 시신을 끄집어내어 목을 잘라 효수하고 몸체는 4등분으로 잘라서 런던 시내 여기저기 전시했다. 크롬웰로 인해 가족, 땅, 재산을 잃어버린 원한 맺힌 자들의 오물이 찢겨진 크롬웰의 사지위에 뿌려졌다. 사망후 이집트의 미이라처럼 방부처리가 잘되었던 크롬웰의 사지는 썩지 않고 그대로 아주 오랜 기간 전시되었다. 크롬웰의 머리는 프랑스에까지 순회 전시되었다. 썩지 않았던 큰 코와 턱밑의 사마귀까지 잘 보전된 크롬웰의 원래 모습은 프랑스 귀족들에게 대단한 조롱거리가 되었다.

 

크롬웰의 머리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10년 정도 웨스트민스터 사원 앞에 매달려 있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대중의 관심도 떨어지던 어느 날 폭풍우로 머리가 땅에 떨어지자 사원 경비병중 하나가 머리를 주워서 보관했다. 그 후 300년의 세월이 흘러 1960년에 그 경비병의 후손이 크롬웰의 두개골을 캠브리지 대학에 기증했고, 그렇게 두개골은 모교였던 시드니석세스 칼리지 교정에 묻혔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 어느 날 두개골이 묻힌 자리를 파보니, 두개골이 사라졌다는 보도가 나오자 '크롬웰 유령설'이 시작되었으며, 이와함께 '움직이는 눈동자*  의 일화는 캠브리지 교정내의 유명한 일화다.

 

크롬웰의 공화정은 영국이 입헌군주제로 가는 최대의 업적이 되었다. 근검절약을 강조했던 청교도정신은 유럽 최악의 맛없는 영국요리를 유산으로 남겼다. 오늘날 영국민이 대하는 크롬웰의 위상은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앞에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깃발을 들고 서있는 동상의 면모가 잘 설명해주고 있다. 역사의 큰 줄기를 바꾸는 청교도혁명은 미국과 프랑스의 시민혁명을 유도했고, 입헌군주제의 영국 자유주의가 전 세계로 확대되게 만들었다. 그런 한 위대한 영웅의 자랑스런 모습은 여전히 영국국민들 가슴에 남아있다.

 

 

자유민주주의로 가는 인류의 다리를 놓았던 크롬웰과 달리, 입만 열면 민주, 평화, 사람사는 세상을 읊어대며 대한민국을 자살하도록 유도했던 전직 대통령이 있다. 사이코패스형 내로남불의 전형으로 위선과 기만, 사기와 거짓말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출해 내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 야만과 오물로밖에 보이지 않는 존재와 크롬웰을 비교하는 이유는, 자칫해서 가짜 평화쇼로 남북한만의 종전선언이 나왔다거나, 종국적으로 한미동맹이 파괴되는 수순으로 갔더라면, 아마도 그는 대한민국을 자멸케 만들어 역사의 물줄기를 거꾸로 돌린 희대의 백두민족영웅이 될 뻔했기 때문이다.

 

탈원전 하나만으로 대한민국에 입힌 손실이 47조라면, 이는 웬만한 신생국이 국가존폐의 전쟁을 치루고 입은 손실과 맞먹는다. 그밖에 대한민국을 자멸케 하려던 범죄적 음모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도 한가하게 자화자찬 다큐에 이어 책방까지 열어 여전히 '나서는 전직' 이고자 하니 놀라운 정신승리의 소유자가 아닐 수 없다.

 

크롬웰로 인해 만들어진 영어 숙어가 있다. “Warts and All”이다. 이는 “숨기지 말라”는 뜻인데 원래 Wart의 뜻은 사마귀다. 크롬웰의 초상을 그리는 화가가 크롬웰의 못생긴 큰 코와 입 밑에 난 사마귀를 손질해서 예쁘게 다듬고자 했는데, 크롬웰이 만약 정확하게 그리지 않으면 돈을 주지 않겠다고 엄포한데서 유래된 말이다. ‘개버린’에 이은 ‘평산서원’ 얼치기 이념사기꾼이 가슴에 새겨야 할 위대한 일침이다.

 

강 · 량 <논설위원>

 

* 캠브리지 대학은 오래된 건물벽에 걸려 있는 골동품 초상화의 눈동자들이 밤11시부터 새벽3시로 이어지는 세칭 “유령의 시간”이 되면 이리저리 움직인다고 한다. 그 시간대에 복도로 나오다가 이들과 눈이 마주쳐 소스라치게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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